"오바마의 큰정부 정책이 제2의 대공황을 막았다"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10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지난 해 각종 경제 지표들이 대공황 수준으로 추락했으나 올해 들어 대공황과 비교했을 때는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며 그 차이의 원인을 오바마의 ‘큰정부’ 정책에서 찾았다.
크루그먼은 우선 “실업이 높은 상태로 오랫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미국에서는 670만 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노동 인구의 증가까지 고려한다면 900만 명의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달 실업률이 9.5%에서 9.4%로 예상외의 감소를 보였지만 이는 통계적인 요행으로 볼 수 있다. 일자리 시장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며, 각종 경제지표가 보여주는 신호는 경기호전이라기 보다는 침체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불과 몇 달 전 경제가 나락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여실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징후들은 경제가 나락의 끝에서 회복되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대공황과 비교했을 때 회복 국면으로의 전환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공황에 가까웠던 금융 위기는 매우 심각했다. 전 세계 무역, 산업 생산, 주가 등 핵심 경제 지표는 대공황시작 시기인 1929~1930년 사이보다 더 급속한 속도로 떨어졌다. 대공황 당시도 시작은 비슷했다. 은행은 1930년대 초 이후 패닉 상태에 빠졌고, 1930년 대 들어 이 추세는 계속 악화됐다. 하지만 지금은 1년 만에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대공황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크루그먼은 바로 '달라진 정부의 역할'을 지적한다.
크루그먼은 오바마 정부가 정부지출을 삭감하지 않은 것을 1930년대의 재현을 막을 수 있었던 우선적 원인으로 꼽았다.
연방정부는 소득, 즉 세입이 줄었음에도 지출을 삭감하지 않았다(물론 주, 지방 정부의 상황은 다르다). 미 정부는 사회보장과 의료보험 비용을 계속 지출하고 있다. 연방정부 직원 역시 판사에서 군인까지 계속 고용되고 있다.
대공황 당시에는 정부 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그는 “재정적자가 평상시에는 나쁜 것이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시에는 좋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금융 기관에 실시한 구제 금융 역시 상황을 대공황에 비해 빨리 회복시키는데 주효했다고 크루그먼은 평가했다. 구제금융이 세금을 낭비하고, 비효율적으로 진행 됐다는 논쟁은 가능할 수 있으나 대공황 당시 정부가 은행 시스템이 붕괴할 동안 아무런 방책도 취하지 않은 것에 비해서는 바람직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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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는 올 초 들어서 ARRA(The 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 of 2009)라고 명명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 크루그먼은 “이 법안 덕에 수 백 만 명의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을 수 있었고, 이 법안으로 인해 얻어지는 추가적인 고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경기부양책이 미국 경제의 자유낙하를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부양책 규모가 경제 상황에 비해 너무 작았다면서 추가적인 부양책을 취해야 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크루그먼은 이날 CNBC와 가진 별도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아직 성급하다"며 "일본의 잃어버린 십년과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오바마 정부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