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스닥 시대 개막]韓 자본 진출 교두보 기대…단기적 조정도 배제못해 (下)
한국 경제에 차스닥의 출범은 기회이자 또 다른 위험 요소다. 1996년 코스닥 출범 이후 98년 코스닥 버블, 2001년 IT버블, 2003년 신용카드 버블을 차례로 겪으며 혁신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 2시장'의 부침을 지켜본 한국으로서는 차스닥 개설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차스닥이 초기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한국 경제가 받을 타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자본시장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보면 차스닥은 우리 경제 도약을 위한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단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와 자본시장은 차스닥의 출범에 따른 반사 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내 업체들의 차스닥 직접 상장은 허용되지 않은 상태지만 국내 기업도 지분투자와 합작투자 등으로 차스닥 진출이 충분히 가능한 상태다.
실제로 차스닥 출범을 앞두고 옴니텔, 파인디엔씨, 디에스엘시디, KTB 투자증권 등 중국 내 자회사를 둔 국내 기업들의 주가는 향후 자회사의 차스닥 상장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벤처자본의 약진도 예상된다.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차스닥 개설을 추진해 온 것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기업이 중국 내부에서 투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혁신적 중소기업은 상장 기준이 까다로운 A 증시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가 어렵다. 주요 상업은행들의 대출도 국영기업에 집중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차스닥이 개설될 경우 국내 벤처자본은 차스닥을 통해 중국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기업공개를 이끌어 내는 한편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LG경제연구소는 예상했다.
한국 증시에 영향력이 큰 중국 A증시가 차스닥의 개설로 장기적 관점에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우리에게는 호재다. 차스닥 개설로 중국 증시의 전체 규모가 더 커지면서 보다 많은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차스닥을 통해 혁신적 하이테크 업종이 성장할 경우 중국 전체 산업구조 고도화와 함께 굴뚝산업 위주의 A증시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한국 자본시장이 차스닥 개설에 따른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비유통주 물량 해제가 예정된 가운데 차스닥의 개설은 중국 증시 전체에 수급 부담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지난해 금융위기로 중단된 기업공개(IPO)도 차스닥 개설에 발맞춰 본격 재개될 것으로 보여 증시 수급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중국 증시가 차스닥 개설 이후 수급 부담에 따른 단기 변동성을 보일 경우 한국 증시도 요동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의 차스닥 진출이 단기간에 성사되기 힘들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지금까지 외국 기업들이 중국 증시에 상장된 사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번 차스닥 설립 규정에도 외국 기업들의 상장 허용여부는 여전히 명시되지 않았다. 자회사를 통한 상장도 당장은 힘들 전망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차스닥 기업 신청을 받은 150여개 기업 가운데 28개만 등록을 허용할 만큼 까다로운 상장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자회사가 이 기준을 통과하기 까지는 의외로 긴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