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감동의 모성경영, 이어룡 회장

믿음과 감동의 모성경영, 이어룡 회장

김부원 기자
2009.11.06 11:16

[머니위크]'2'의 행복/ 정상의 '2'/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편집자주] "女子라서 행복해요."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주민등록번호의 반도 '2'로 시작하는 여성의 것이다. 그들이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하다. 부드러운 그들은 강함을 이긴다. 그러니 세상도 그들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2의 행복을 위하여~'다. 가 창간2주년을 맞아 여성을 위한 기업, 제품, 서비스 등 '2'를 행복하게 해주는 세상을 돌아봤다.

한 기업의 수장이 여성이란 사실만으로도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우리의 기업문화다. 주로 남성들이 기업 고위직에 올라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조직문화가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금융권의 경우 여성 CEO를 만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기업과 직원을 이끌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남성이면 어떻고, 여성이면 어떻겠는가. 오히려 여성 CEO이기 때문에 남다른 기업문화와 고객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실천할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선 대표적인 곳이 바로대신증권(34,800원 ▼700 -1.97%)이다. 이어룡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대신증권의 고객서비스를 비롯해 임직원들의 복지정책과 근무환경 등을 살펴보면 여성 CEO의 세심함과 포용력이 느껴진다. 이 같은 대신증권의 기업문화는 이 회장의 카리스마가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형성될 수 있었다.

5년여 간 대신증권을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은 어떤 CEO이고, 대신증권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고객서비스와 기업문화 등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들여다보자.

◆이어룡 회장은 누구

1953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이어룡 회장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한 증권업계 유일의 여성 최고경영자다. 그는 2004년 10월 대신증권 회장에 취임한 후 남성 중심의 증권회사 기업문화에 새 바람을 몰고 오며 주목 받았다.

그의 최고 강점은 무엇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꼽을 수 있다. 즉 강력하면서도 따뜻한 리더십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인화(人和)를 중요시하는 대신증권 조직을 이 회장만의 카리스마로 이끌며 활기차고 섬세한 기업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남성 못지않은 강력한 추진력으로 경영활동을 펼치면서도 여성특유의 섬세함으로 감성경영을 하기도 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전 영업지점을 방문해 전 직원들의 손을 잡고, 잘 부탁한다는 인사말을 먼저 건냈다"고 떠올렸다. 불과 한달 만에 전국 109개 영업점을 도는 강행군을 펼치며 직원들과 직접 만났던 것이다.

그의 과감한 결단력도 돋보인다. 노후화된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전 영업점의 리모델링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대신증권의 해외진출 역시 진두지휘했으며, 그의 추진력은 아시아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2~3년 동안에만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캄보디아 등 5개 국가의 8개 금융기관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었다. 현지 사무소 및 현지법인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상하이, 홍콩 등지에 사무소와 법인을 설립했다.

◆세심함 돋보이는 고객서비스

이어룡 회장의 세심한 경영마인드는 고객서비스에서도 잘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주치의 서비스'와 '빌리브 서비스'다.

금융주치의 서비스는 이 회장이 항상 강조하던 고객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의 재무적 행복을 추구하는 고객서비스의 철학과 진정성이 담겨 있다. 특정 종목이나 상품을 제시하는 일회성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는 사전관리에서부터 감동을 주는 사후관리 시스템까지 '토털(Total)'의 관점에서 접근해 고객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VIP서비스부 관계자는 "증권사 자료들은 대부분 전문적이고 어려운 내용들로 구성돼 있지만 금융주치의 서비스를 도입하며 모든 자료들을 간단하고 함축적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의 컨설팅 역량도 더욱 강화시켜 고객들의 재무상태나 포트폴리오의 문제를 파악하고 처방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업계에서 처음 선보인 빌리브 서비스는 펀드와 CMAㆍ펀드담보대출을 결합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다. 증권사가 단순히 금융상품만 파는 곳이 아닌, 믿음과 감동을 함께 파는 곳이란 인식을 심어주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서비스다.

특히 이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손상된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펀드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겠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여성은 핸디캡이 아닌 장점"

고객에 대한 관심과 배려뿐 아니라 직원들을 위한 이 회장의 모성경영 역시 높게 평가받고 있다. 금연캠페인을 주도하고 구내식당에서 음식에 조미료를 쓰지 않도록 지시한 것에선 직원들의 건강을 직접 챙기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올해 초에는 본사 지하공간에 '트러스트 큐브'란 복합문화공간을 새로 만들었다. 이곳에 직원들의 창조적 역량개발과 복지증진을 위해 도서관, 회의실, 체력단련실, 모유수유실, 식당, 야외카페 등을 마련한 것.

이 공간에서는 최근에 나온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회사 내에서 손쉽게 빌려 볼 수 있다. 또한 별도의 돈을 들이지 않고 회사 헬스장에서 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신증권 홍보담당자는 "트러스트 큐브에는 대신증권 특유의 감성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며 "공간의 이름 또한 대신증권의 창업정신인 '믿음의 세제곱' '믿음의 공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많은 여성지점장을 발탁, 기용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신증권은 2004년 이순남 현 강남지점장을 최초로 발탁한데 이어 현재는 8명의 여성지점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강남지점장 외에 양은희 강남역지점장, 정지영 평촌지점장, 박성희 신촌지점장, 안연희 강북지점장, 이미순 염창동지점장, 노미선 논현역지점장, 한명희 용산시티파크 지점장이 그들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 회장은 항상 능력위주의 인사정책을 강조하기 때문에 성별은 인사평가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며 "여성이란 점을 절대 핸디캡이 아닌 장점으로 보고 여성특유의 섬세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보장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부응하듯 여성지점장들의 성과도 좋게 나타나고 있어 계속해서 여성지점장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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