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테마주, 지난 가을의 추억

[기자수첩]테마주, 지난 가을의 추억

김동하 기자
2010.01.14 15:00

백호의 해 벽두부터 코스닥의 테마주 열기가 기호지세(騎虎之勢)다.

지난해 말부터 아이폰을 시작으로 불어닥친 스마트폰 관련주들의 급등세는 '광풍'과도 같았다.

개미투자자와 기관 구분할 것 없이 스마트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통신장비, 저장장치, 3D 디스플레이등 최첨단 IT기업들을 찾기에 혈안이 됐고, 증권사 영업직원들도 열심히 '장단'을 맞췄다.

잠시 주가가 주춤하자 애널리스트가 직접 나서 "이 종목은 왜 안 가는지 얘기가 많아 한 말씀 드립니다"라며 시세를 부추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때 주춤하는가 싶더니 다시 '테마주'의 대명사 바이오주가 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랩지노믹스, 히스토스템 등 장외 바이오주들이 우회상장을 통해 증시에 진입하는 것은 이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잖아도 1월과 바이오주는 궁합이 맞는다는게 증시 '선수'들의 정설이다.

1월은 당장 실적으로 보여줘야할 부담이 없는데다, 유동성 마저 풍부하니 '변동성의 황제'바이오주들이 게임의 전면에 등장한다는 것.

하지만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가을로만 기억을 되돌려 보자.

신종플루의 광풍이 몰아쳤던 지난해 10월. '앞으로 마스크를 만들겠다’고 밝힌지코앤루티즈라는 부동산개발회사의 주가는 테마주로 편입되면서 8월 중순 1200원대에서 딱 1개월만에 4790원까지 4배로 뛰었다. 이후 딱 2개월반만에 주가는 1200원대 제자리로 돌아왔다.

에이앤씨바이오홀딩스라는 기업은 지난해 10월말 신종플루의 위험까지 무릅쓰고 미국 버몬트 주지사가 날아와 '이벤트'를 펼쳤지만, 주가는 10월초가 꼭지였다. 지금 주가는 당시의 5분의 1토막이다.

테마주를 찾는 사람들이 모두 눈먼 투자자는 아닐 것이다. 주식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심리' 이고 보면 테마주 투자를 전부 '투기'로 몰아부칠 일도 아니다.

하지만 먼저 테마 열풍에 올라탄 '선수'들은 뒷북을 울리며 밀려드는 개미의 등을 타고 빠져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점만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고수익을 노리다간 고위험이 뒤따른다는게 상식이다. 남보다 먼저 들어가고 먼저 팔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은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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