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창업의 매력

24시간 창업의 매력

이정흔 기자
2010.01.31 09:32

[머니위크 커버]불켜진 창 - 24의 유혹/ 24시간 창업 포인트

지난 1989년 24시간 운영을 전면에 내세운 편의점의 등장은 그야말로 문화적인 충격이었다. 새벽에도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담배를 사거나,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 들고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 생활 속에서 시간의 경계가 무너진 지 오래다. 24시간 네일케어숍, 24시간 점집, 24시간 열쇠수리점, 24시간 치과, 24시간 동물병원 등등. 주점이나 해장국집, 찜질방 같은 전통 종목 외에도 수많은 신규 종목들이 ‘24’라는 숫자로 우리를 매혹한다.

이제 더이상 깜깜한 밤은 없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우리에게 밤도 낮처럼 살게 만든다.

이 같은 사람들의 욕구야말로 새로운 시장이 아닐 수 없다.

“24시간 때문에 오는 손님 많아요”

1월20일 새벽 1시 무렵, 신촌 홍대역 근처의 한 헬스클럽. 카운터를 지키던 헬스클럽 직원 한명이 기자를 맞이한다.

“아직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보통 밤 9시에서 11시쯤이 제일 많이 붐벼요. 그 손님들이 한번 싹 빠지고 조금 있으면 새벽 회원들이 오는 시간이거든요.”

직원의 안내에 따라 헬스클럽 내부로 들어서니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 서너명이 연신 땀을 흘리며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보통 이 시간대에는 손님이 많아야 3명에서 5명이라고 설명한다.

이 헬스클럽의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은광 씨는“숫자로 따지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기하게 새벽 시간까지 꾸준히 손님이 끊이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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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시간에 헬스클럽을 찾는 손님은 대부분 근처 홍대역 부근에서 새벽녘까지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 밤에도 낮처럼 환한 번화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옷가게나 액세서리 전문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새벽까지 일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 가끔은 동대문처럼 새벽에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일부러 멀리까지 24시간 헬스클럽을 찾아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서너명의 손님을 위해 밤새도록 불을 켜놓는 게 과연 효율적일까. 의외로 김 강사는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당연하다”고 답한다.

“물론 상권 자체가 번화가에 있다 보니까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것은 맞아요. 그런데 실제로 새벽 시간에 헬스 클럽을 이용하든 하지 않든 24시간 운영이라는 점 때문에 일부러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적지 않거든요. 그래서 홍보 문구에도 ‘24시간 운영’이라는 것을 강조해서 크게 적어두는 편입니다.”

24시간 매장, 마케팅 효과 짭짤하네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달라지면서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일상 생활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실제로도 최근 들어 조금씩 24시간 헬스클럽, 24시간 미장원, 24시간 치과 같은 게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창업컨설텅전문업체 체인정보사의 박원휴 대표는 “'24시간'이 마케팅 공격 포인트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24시간 운영이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만 하더라도, 그에 따른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는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10명 내외의 손님 때문에 매장을 24시간 운영한다는 게 어찌 보면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비록 새벽 시간대에 손님이 없다 치더라도 24시간 운영이라는 말 때문에 밤 10시부터 11시대 정도 애매한 시간대에 더 많은 손님을 불러들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24시간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예가 신선설농탕이다. 1980년대부터 잠원동 근처에서 ‘대림장’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던 신선설농탕이 프랜차이즈로 등록하고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신촌.

박 대표는 “대학생 손님들이 많은 지역에 위치한 만큼 24시간 운영을 기본으로 한 것이 어필했다”며 “요즘 사람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시간에 구애 받기 싫어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점을 공략한 것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6년 압구정에 24시간 매장을 처음 오픈한 탐앤탐스 역시 현재 170여개의 매장 중 40여개의 매장을 24시간으로 운영 중이다.

박현정 탐앤탐스 운영지원팀 대리는 “탐앤탐스가 커피전문점으로서는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24시간’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탐앤탐스하면 ‘24시간’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브랜드가 알려졌다”고 말했다.

박 대리는 “대치점의 경우 밤 11시까지 운영에서 24시간 운영으로바꾼 후 매출이 30% 정도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청담동이나 신촌 등 번화가 매장은 저녁부터 새벽 5시까지의 야간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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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영향 많이 받고, 인력관리 어려워

`24’라는 숫자만으로도 짭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운영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어려운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특히 24시간 매장의 경우, 새벽 시간의 수요가 발생하는 유흥가 주변이나 번화가 등 상권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박원휴 체인정보사 대표는“분명 소비자들의 수요가 존재하지만 그 수요를 실제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때문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24시간 헬스클럽, 24시간 네일케어숍 등도 대부분 신촌이나 코엑스, 강남역 등 유흥업종이 많은 번화가에 위치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4시간 매장이 가능한 상권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번화가인만큼 창업자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창업시 상권과 득실을 더욱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도 같은 견해다. 그는 “최근에는 일부 업종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마니아 층이 형성되고 있는 등 라이프스타일에 변화가 오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본적인 생활 패턴이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는 것인 만큼 24시간 매장은 어디까지나 틈새시장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창업자 자신도 24시간 가게 운영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 스트레스가 더 많다”며 “24시간 매장으로 매출이 늘어난다는 확신이 있더라도, 우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부터 고려한 다음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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