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해 전 '뿌까'(Pucca)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한국 디자인회사 부즈의 관계자가 누군가에게 받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스라엘 한 쇼핑몰의 천장이며 벽이 온통 자기네 회사의 캐릭터 '뿌까'로 장식된 것이다. 사연인즉 뿌까에 매료된 현지 업체가 자발적으로 뿌까축제를 열었던 것이다.
그만큼 뿌까가 해외에서 인기가 높았던 것이다.
지난해 12월초 KOTRA는 미국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본고장 로스앤젤레스(LA)에서 우리 문화콘텐츠기업 22개사가 참가한 'Korea Media & Content Market'을 열었다. 그동안 우리 문화콘텐츠업계는 동남아나 유럽시장 진출은 그런 대로 성과가 있었지만 유독 미국시장은 뚫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과연 미국의 글로벌기업들이 한국의 문화콘텐츠에 관심을 가져줄지 반신반의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소니픽처스가 히트작인 시트콤 'The Nanny'의 한국판 공동 제작을 제의해왔다. 한국의 드라마 제작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아울러 한류를 활용해 한국배우들이 출연한 한국판을 일본과 동남아에 수출한다는 계획이었다. 워너브러더스는 부즈클럽의 신생 토종캐릭터 '캐니멀'에 대해 미국 전역에서 캐릭터상품의 개발·판매 제안을 해왔다. '캐니멀'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깐느에서 열린 'Mipcom Junior' 전시회에서 1050개의 출품작 가운데 바이어 인기도 2위를 기록한 신생 캐릭터다. 루카스필름은 영화 '해운대' 등 한국의 컴퓨터그래픽 및 특수효과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공동 제작에 관심을 보였다. 또 베리에이션엔터테인먼트는 한국의 입체영화 제작기술에 투자할 1억달러짜리 글로벌 입체펀드 조성에 서명했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미디어개발청은 싱가포르 게임업체들과 함께 KOTRA를 찾았다. 싱가포르 게임업체들이 자체 기술력이 떨어지니 게임선진국인 한국과 합작투자를 알선하기 위해서였다. 얼마 전 한국의 에덴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차세대 온라인게임 '라스트 온라인'의 유럽 퍼블리싱 계약을 위해 방한한 유럽 최대 게임퍼플리싱사 가미고의 파트릭 스트레펠 사장은 한국 온라인게임의 강점으로 게임이용자에게 편리한 새로운 기술의 과감한 도입을 들며 한국에 스튜디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의 문화콘텐츠산업은 이미 세계의 중심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발전하고 있다. KOTRA가 그동안 지원해 해외시장에서 성공한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분석하면 우수한 제작능력에다 캐릭터가 독창적이면서도 친숙하고, 스토리 면에서 창의적이고 기발하다. 다만 우리 콘텐츠업계는 아직 해외시장 정보에 어둡고, 독자적 마케팅능력이 떨어지며, 특히 글로벌기업과 상담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KOTRA는 이러한 우리 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다양한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오는 3월말 유럽 방송·애니메이션기업 40개사가 찾아와 국내기업 60개사와 수출상담 및 공동제작을 논의하는 'Korea-EU Cartoon Connection' 행사를 제주에서 개최한다. 6월에는 전세계 글로벌 바이어 300개사가 참가하는 '제2회 Korea Media & Content Market'을 킨텍스에서 연다. 10월에는 동남아 한류의 중심지 태국에서 '한류스타 라이선싱 박람회'를 열어 그동안 조성된 문화한류를 본격적인 경제효과로 전환하는 사업 등을 전개한다.
문화콘텐츠산업의 대표적 상징인 미국 디즈니는 '미키마우스' 하나로 연간 60억달러를, 일본 산리오의 '헬로키티'는 연간 20억달러를 벌어들인다. 가전·자동차분야에서 이룬 우리의 저력과 업적에서 보듯이 '뽀로로' '뿌까'와 같은 우리 토종캐릭터들도 이들처럼 되지 못하리란 법이 없다. KOTRA를 비롯한 유관기관들이 협력해서 효과적으로 우리 콘텐츠업계를 지원한다면 우리 TV, 세탁기가 세계 각국의 가정을 누비듯이 머지않아 우리 문화콘텐츠상품도 세계인의 안방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