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외환 농협 등, 운용사에 공문...운용사는 수탁사에 전가
해외 펀드 세금 추징을 놓고 펀드 판매사와 운용사, 사무수탁사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대형 은행들이 운용사에 공문을 보내 세금 부담을 공식 요구하고, 운용사는 다시 이를 사무수탁사에 떠 넘기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면기업은행(21,600원 ▲250 +1.17%),외환은행, 농협중앙회, 한국씨티은행 등 펀드 판매회사들은 최근 운용사에 공문을 발송, 투자자 대신 낸 세금 추징액을 부담하라고 공식 통보했다.
이들 판매사들은 이달초 회사별로 작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10억원 가량의 세금을 국세청에 대납했다.
앞서 정부는 펀드 판매사에 지난달 10일까지 해외 펀드와 관련한 세금 환급금 및 추징금 문제를 해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해외 펀드 환차익 방식을 '취득시점 주가×환율변동분'에서 '환매 당일 주가×환율변동분'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대부분 투자자들이 세금을 환급받게 돼 증권사와 은행들은 지난 1월 말부터 세금을 환급해 주고 있다. 문제는 일부 투자자의 경우 새 방식을 적용하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것.
일부 증권사들과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은 투자자 대신 우선 국세청에 추징액을 납부했다. 상당수 판매사는 고객반발을 의식, 추징액을 사실상 자체적으로 부담키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종합소득 과세 시기가 곧 다가오기 때문에 추징액을 국세청에 미리 냈지만 솔직히 고객에게 그 돈을 받아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진 않는다"고 토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에게 받아야 할 전체 추징액이 10억원 안쪽으로 크진 않다"면서 "법대로 고객에게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고객들의 반발이 있을 것 같아 차차 받아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반면 기업 외환 씨티 농협중앙회 등 일부 은행들은 운용사에게 공식적으로 세금 부담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는 것.
한 운용사 관계자는 "정부가 원천징수의무자인 판매사에게 책임이 있다고 발표했는데 운용사에게 떠넘기는 것은 은행의 횡포"라고 반발했다.
"특히 펀드 운용보수보다 판매보수가 훨씬 많은 데도 판매사인 은행들이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의 공문을 받은 일부 운용사들은 이를 다시 사무수탁사로 떠넘기고 있다.
사무수탁사가 펀드의 과세표준 기준을 계산하는 만큼 최종 책임은 수탁사의 몫이라는 것이다. 모 외국계 사무수탁사는 이로 인해 한국 시장 철수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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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환급금이 아닌 추징액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석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추징액 변수를 고려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작스레 기준을 바꾸다보니 업계 간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