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돈의 모든 것이 보이는 '돈의 철학'

[서평] 돈의 모든 것이 보이는 '돈의 철학'

김형진 기자
2010.05.07 17:21

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돈이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 듯 하다. "나름 열심히 일하는데 왜 내겐 돈이 안 붙을까. 부모 잘 만난 옆집 사람은 노력 안 해도 떵떵거리는데, 난 왜 이 모양 이 꼴로 태어나 평생 낑낑거리나." 우리네 인생은 늘 돈이 아쉽다.

그런데 돈이 있으면 늘 행복할까. 돈이 많아, 욕망 성공 부귀 행복을 누리는 이도 있지만, 돈이 많아, 사치 허영 부패 투기의 유혹에 파묻힌 인생도 허다하다.

<돈의 철학(나남 펴냄)>이 필요하다. "숭배와 더불어 저주의 대상인 돈. 어떻게 벌어 어떻게 써야 하나." 돈을 제대로 알면 우리 삶이 굳건한 반석 위에 서지만, 돈에 쫓기듯 살면 인생 자체가 '돈 세상'에서 허우적댈 수밖에 없다.

책의 기획 배경이 흥미롭다. 저자는 20여년 전 게오르그 짐멜의 <돈의 철학>을 읽다가 중도에 덮어버렸다고 한다. 삶의 성패와 밀접하게 관련된 '돈 이야기'가 너무 난해하고 재미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써보기로 결심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저자가 수집한 '머니 데이터'는 입이 저절로 벌어지게 만든다. 시대는 동서고금을 넘나들고, 등장인물은 필부와 위인을 아우른다. 616페이지의 묵직한 책이 참조한 저서만 무려 239권이다. 돈의 역사, 돈과 가치, 가난, 검약, 부자, 유산, 자선, 청백리와 탐관오리... 책에 나온 키워드만 봐도 '돈 냄새 풀풀'이다. 철학과 종교, 경영과 정치, 문화 등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천태만상 '머니 스토리'로 재탄생했다.

한국은 부자들에 대한 인심이 박한 동네다. 통계치를 보면 부정하게 돈을 모은 부자는 전체 부자의 20%에도 못 미친다. 그런데도 세인들은 부자들이 어질지 못하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왜일까. 저자는 이 아이러니를 풀 해법으로 '사회 환원'을 제안한다. "돈의 가치는 사회로 되돌려질 때 참다운 가치를 지닌다. 부자들은 부의 환원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

책 전체를 통해 '주장'보다 '고증'에 치중한 저자였지만, 유독 '반(反)부자정서' 파트에서는 목청을 한껏 높인다.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책 제목을 떠올리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저자에게 있어 "돈을 왜 버는가"는 '돈의 철학'의 제1 화두였다. "사람은 왜 사는가"가 '삶의 철학'의 제1 화두이듯...

돈의 철학/임석민 지음/나남 펴냄/616쪽/2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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