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한 낙관·비관론… 1600무너져도 '패닉'은 없다
유럽발 위기가 코스피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1600선 붕괴 1포인트를 앞두고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급은 꼬이면서 시장은 무너지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사 중 오르는 종목은현대차(505,000원 ▲32,000 +6.77%),기아차(157,700원 ▲6,900 +4.58%),한국전력(44,150원 ▲4,250 +10.65%)뿐. 특별한 추가악재는 없는데도 시장은 폭락하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장세다.
전문가들의 엇갈린 시각도 투자자들을 갈팡질팡하게 만든다. 어떤 전문가들은 매수 기회를, 다른 전문가들은 비관을 얘기한다. 그러나 투자에 참고할 만한 일관된 점은 다들 차분한 모습이라는 점. 의심이 불안을 낳고 불안이 투매를 부르고 있지만, 급격한 투심변화에 휘둘리다가는 결국 자신만 손해다.
특히 '만두의 부활'은 '시장은 살아있다'는 생생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10년만에 재입성으로 기대를 모으며 삼성생명 3분의1에 달하는 6조원의 거금을 끌어모았던 자동차 부품업체만도(41,850원 ▲1,250 +3.08%)는 공모가 보다 17%높은 시초가를 형성한 뒤 12%넘게까지 오르며 부활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만도 사명은 '사람은 할 수 있다'는 뜻의 '맨 두(Man do)'에서 따온 말로 증권업계에서는 애칭으로 '만두'라고 부르고 있다.
패닉은 금물이라는 원칙하에 주가하락의 이유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자.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년 넘게 주가상승을 이끌던 두 축인 '재정과 금리'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스 사태로 드러난 방만한 재정에 대한 우려감이 하반기 경기둔화 우려로 이어지면서,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리는 형태라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1600선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550아래로 떨어지는 치명적인 조정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장은 6월 중순을 전후로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펀드에서 자문자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소외됐었던 중소형주의 상대적인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3분기 초까지는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경기 호조, 기업이익 증가, 저금리 유지. 글로벌 공조 등 4가지 이유로 상반기를 낙관했지만, 이들 긍정적 환경 영향력이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는 2분기 중반~3분기 초 조정을 거친 뒤 재상승할 것이며 하반기 코스피지수 밴드는 1550~1950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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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상반기 증시 강세를 예상했으나 남유럽발 재정위기 등 글로벌 환경의 변화로 이 같이 상승장 전망 시기를 늦췄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시장에 공포심리가 작용하면서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이탈이 확대되고, 1600선 이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망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로존의 금융위기가 실물로 옮겨질 것에 대한 우려가 과잉반응으로 불붙는 상태"라며 "5월말까지 이같은 심리가 이어진 뒤 6월에는 안정감을 되찾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추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은 주도주마저 급락하고 있지만, 지수는 고점대비 10% 전후 수준에서 지지력을 테스트 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현석 연구원은 "글로벌 리스크로 시장이 전체적으로 레벨-다운된 상황에서 끝까지 버티던 주도주도 결국 하락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불안심리가 진정될 경우 빠른 주가 복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남유럽 국가의 디폴트와 광범위한 전염 가능성이 시장을 억누르고 있지만 적어도 공식적인 디폴트는 없을 것이며 중요한 점은 ECB와
유로존 정부가 해결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이럴 때일수록 평소 사고 싶었던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들이 팔고 있지만 70%가량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긴 호흡으로 들어온 투자자들이라며 수급이 서서히 안정화되는 과정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도 일시적으로 1600선을 깨더라도 증시는 곧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의 저항선을 1580선으로 잡았다.
문기훈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그리스 문제가 구조적인 해결이 단기간에 쉽게 이뤄지기 어렵다 보니 조정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까지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보이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이나 실적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평가했다.
박종현우리투자증권(33,850원 ▲3,300 +10.8%)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위기는 5월을 정점으로 점차 완화될 것이고 이후에는 펀더멘털이 양호한 우리 시장의 매력이 더 부각될 것"이라며 "지금은 주식시장에 참여할 시점이지 빠져 나올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