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추락한 나로호, 답답한 투자자

[오늘의포인트]추락한 나로호, 답답한 투자자

김명룡 기자
2010.06.11 11:42

찰나의 순간에 우주항공관련주들의 주가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날 시간외 주식거래시장에서다.

지난 10일 오후 5시1분. 나로호가 파란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기 직전 우주항공관련주들의 주가는 이날 오후 5시 시간외 단일가 거래기준으로 1~2% 오른 상황이었다.

발사 후 55초 뒤 TV중계화면을 통해 음속 돌파 소식이 전해지며 관련종목들에는 상한가 매수잔량이 수십만주씩 쌓였다. 오후 5시3분경 페어링 분리가 발표될 때는 상한가 매수 잔량은 최대치까지 올랐다.

페어링분리는 지난해 8월 1차 발사 때 문제가 됐던 부분. 발사 성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고 이는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딱 거기까지였다. 불과 1분 뒤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호와 통신두절을 발표한다. 결국 이날 우주항공관련주인비츠로테크(19,050원 ▼480 -2.46%),비츠로시스(548원 0%),한양디지텍(32,200원 ▼1,150 -3.45%), 쎄트렉아이, 퍼스텍 등은 시간외 단일가 가격하락 제한폭인 5%씩 하락했다.

남은 건 추락뿐이었다. 11일 나로호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대부분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나로호 3차 발사가 언제 이뤄질지는 안개속이다. 나로호에 실릴 위성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업들 또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받기 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로호가 이륙 2분여 만에 폭발, 추락한 것으로 발표되자 시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나로호 성공에 믿고 투자한 이들의 마음은 일반인들보다 더 새카맣게 타들어 갔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우주항공주들 주가의 급등락이 '테마주' 투자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주항공주들은 지난해에도 나로호 발사실패로 한차례 급등락을 기록한 바 있다. 위성이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일제히 하한가로 추락했다.

한번 사그라졌던 테마가 다시 살아나는데 반년이 넘게 걸렸다. 우주항공주들은 지난 3월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4월 초 러시아에서 2차 우주발사체가 반입될 것이란 소문이 확산되면서 부터다. 이후 우주항공관련주는 2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테마를 형성했다.

우주항공주의 경우 테마 소멸로 인한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주항공주 테마는 완전히 사라졌다"며 "기업의 실적과 영업이익 등 기본적인 내용에 기반을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테마가 아닌 회사의 가치로 주가가 수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수많은 테마들이 명멸하고 있다. 신종플루, 구제역, 조류독감, 줄기세포,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등등. 테마주의 기본은 현재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호재성 뉴스나 정책발표 등으로 주가가 움직이지만 실제 해당 기업의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주가도 제자리를 찾아간다.

지난해 하반기 신종플루 관련 테마로 이름을 떨쳤던 파루라는 회사는 지난해 9월 9570원을 최고점으로 하락, 현재 1755원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가 대비 80%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초 줄기세포관련 대장주로 꼽혔던 알앤엘바이오의 주가는 최가가 대비 3분의 1토막이 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테마가 극에 달할 때 주식을 산 사람만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대부분 테마주 투자자들은 남들보다 먼저 빠져 나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투자에 나서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테마주가 하락세로 전환될 경우 매수가 뚝 끊기게 된다"며 "단기에 오르지만 반대로 하락할 때도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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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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