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황금투자법 / 미니 금선물 활용법
금값이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골드뱅킹, 금펀드, 금ETF 등 금 관련 금융상품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금값 변동에 대해 헤지 기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금선물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금선물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투자자들도 많다. 사실상 금선물시장이 죽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에서 침체된 기존 금선물(표준 금선물)을 대체할 수 있는 '미니 금선물'을 8월 중에 도입키로 해 금선물이 금 투자의 새로운 전략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표준 금선물의 문제점
금선물은 지난 1999년 부산에 선물거래소(현재 증권선물거래소)가 생기면서 원/달러선물, 금리선물, 국채선물과 함께 시작됐다.
그러나 높은 진입장벽 탓에 거래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개설 첫해인 1999년에는 4만509계약이 거래됐으나 2008년에는 1267계약, 지난해에는 1731계약에 그쳤고 올 1분기에는 34계약뿐이었다. 금값 상승 및 금 관련 상품의 성장세와는 정반대로 움직인 것.
금선물 거래가 이처럼 유명무실해진 이유 중 하나는 거래 금액이 너무 커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거래단위가 1kg이고 거래를 위한 위탁증거금율은 9%이기 때문에 거래금액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금 1g에 5만원이라면 1계약을 위해서는 5000만원, 위탁증거금만도 450만원이나 필요하다.
또 다른 문제는 세금이다. 표준 금선물의 최종 결제방식은 실물인수도다. 즉 결제일까지 금선물을 보유하면 금괴를 현물로 받게 된다. 이때 관세 3%, 부가가치세 10% 등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최근에는 금값이 급상승했지만, 2000년 이후 금 가격 상승률이 30%를 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 투자자에게 세금부담은 투자 저해요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만기 전에 청산하면 세금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금선물시장의 유동성이 여의치 않아 만기 전에 원하는 가격에 청산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니 금선물 어떻게 다른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마련한 것이 바로 미니 금선물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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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금선물은 기본적인 요소 즉 대상자산(순도 99.99%의 금괴), 호가 가격단위(10원/g), 결제월(2,4, 6, 8, 10월 및 12월 중 6개와 그 밖의 월 중 1개), 최종거래일(각 결제월의 세 번째 수요일), 가격 표시방법(원/g), 가격제한폭(기준가격±기준가격X9%), 호가 한도수량(1000계약) 등은 표준 금선물과 동일하다.
다만 표준 금선물의 크기를 1/10로 줄였다. 이 점이 가장 중요하다. 1계약의 거래단위가 표준 금선물에서는 1kg이지만, 미니 금선물은 100g이다. 즉 금 1g에 5만원이라고 가정하면 표준 금선물에서는 1계약을 위해 5000만원이 필요한데 비해 미니 금선물에서는 500만원에 할 수 있다. 1계약을 위한 증거금(위탁증거금율 9%)도 450만원에서 45만원으로 확 줄어들게 된다. 선물스프레드 증거금액도 50만원(위탁증거금)에서 5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표준 금선물의 문제점 중 하나였던 최종결제방식을 실물인수도에서 현금결제로 바꿨다. 따라서 만기까지 보유하더라도 실물인수에 따른 세금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미니 금선물의 또 다른 장점은 금 가격이 원화로 실시간 제공된다는 점이다. 국제 금 가격은 달러로 표시되는데, 국내에서 투자할 경우 원/달러 환율에 따른 환리스크를 감안해야 했다. 하지만 미니 금선물은 국제 금 가격의 변동과 원/달러 환율 변동분까지 감안해 원화로 금 가격이 제공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최종 결제가격도 표준 금선물은 최종 거래일의 전산가격으로 결정되지만, 미니 금선물은 런던 금시장 가격 픽싱회사가 발표하는 금 가격을 원화로 전환해 결정하게 된다.
◆미니 금선물, 어떤 투자 효과 있나
금융위원회는 미니 금선물 개설에 따른 기대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금현물시장의 투명성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원화로 실시간 공표되는 금선물 가격은 장외시장 금 가격의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금현물업계 종사자들이 미니 금선물을 활용해 위험을 관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표준 금선물은 계약단위가 크기 때문에 참여가 어려웠지만, 규모를 줄인 만큼 금현물업계 종사자는 물론 소액투자자들도 헤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골드뱅킹, 금 관련 펀드 등 금 투자상품과 연계한 다양한 투자전략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500만원 자산 규모인 100g의 골드뱅킹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동안은 금값 하락이 예상돼도 대처할 방법이 없었지만, 미니 금선물을 이용하면 45만원으로 이를 헤지할 수 있다.
거래소간 스프레드 거래도 가능하다. 국내 미니 금선물이 국제시세와 괴리를 보이는 경우 해외거래소의 시간외 거래를 이용한 거래를 할 수 있다.
금선물 투자는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할 수 있다. 단 기존 증권계좌와 별도로 선물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동일한 계좌로 주식과 선물을 한번에 할 수는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거래단위를 줄인 미니 금선물시장이 유명무실한 표준 금선물시장보다 훨씬 잘 작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유동성이다. 표준 금선물처럼 유동성이 부족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청산하는 것이 어렵다면 금선물은 또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상면 교보증권 선물2팀장은 "미니 금선물이 개장되면 시장에 참여하는 증권사에서 최소 일정기간 시장조성업무를 할 필요가 있다"며 "증권사에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주체가 되면 일반투자자들의 참여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선물의 역사
금선물거래는 1972년 캐나다의 위니페그(Winnipeg)거래소에서 최초로 이뤄졌다. 미국에서는 1974년 금의 사적소유가 허용되면서 그해 12월31일 CIMEX, CBOT, MIDAM, NYMEX 등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는 CMEX를 제외하고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NYMEX와 Winnipeg거래소는 각각 1982년과 1988년 금선물을 폐장시켰다.
CMEX의 성공으로 싱가포르의 SIMEX, 홍콩 선물거래소, 시드니 선물거래소, 도쿄 선물거래소, 런던 선물거래소에 각각 금 선물이 상장됐다. 하지만 도쿄 선물거래소를 제외하고 거래량이 크게 늘지 못했고, 런던 선물거래소는 금선물을 폐장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