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도 부족해"…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공모 난항

"15명도 부족해"…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공모 난항

송정훈 기자
2010.07.26 09:15

증시 최대 큰 손으로 군림하는 국민연금 측이 기금운용본부장 선임을 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본부장 후보로 15명이 몰렸지만 평가점수가 낮아 재공모를 검토하고 있다.

26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주 기금운용본부장(이사) 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공개모집 지원자 15명을 대상으로 면접 대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를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추천위는 오는 27일 한 차례 더 회의를 갖고 최종 대상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추천위는 현재 지원자들의 평가점수가 낮다며 면접 대상자 선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추천위는 외부 금융 전문위원들의 자문을 거쳐 지원자들의 평가점수를 A, B, C, D 4등급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A등급을 받은 지원자는 한명도 없었고 대부분 C, D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위는 이에 따라 지원자를 포함해 공모 절차를 연장하거나 지원자를 제외하고 다시 공모 절차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장 임기가 만료되는 내달 중순까지 후임을 선임하지 못하면 기금운용본부장직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추천위 한 위원은 "추천위에서 면접 대상자 선정을 놓고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이번 주 추천위에서 논의를 벌여 최종 대상자를 선정할 지 재공모를 할 지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5명이 지원한 상황에서 재공모가 검토되자 국민연금측에서 공모에 참가하지 않은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지원자들 가운데는 전·현직 대형 금융사 자산운용 전문가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임 과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원자들의 규모는 물론 경력도 예전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재공모를 검토하는데 대해 의아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재공모가 검토되면서 국민연금 최고위층에서 선임하려는 인사가 따로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전임 박해춘 이사장 때도 유사한 논란이 빚어졌었다. 지난 2008년 5월 공모 절차가 진행돼 6월 5일 최종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지만 박 전 이사장이 취임하던 6월 9일 돌연 재공모가 결정됐다. 결국 본부장에 박 전 이사장이 삼성화재 재직 시절 같이 일했던 김선정 전 새턴투자자문 고문이 선임되면서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뒤따랐다.

한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세계 5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자산 운용을 진두지휘한다. 주식이나 채권과 부동산 등 대체 투자는 물론 외부 운용 위탁 등 기금운용과 관련된 최종 의사 결정권을 갖는다. 지난 5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규모는 292조1268억 원이다. 같은 기간 외부 운용 위탁 규모도 62조원에 달한다. 본부장 선임은 후보추천위원회가 심사와 면접을 거쳐 3배수 정도의 후보를 추천하면 임명권자인 이사장이 최종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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