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랩어카운트 무산…증권업계 "일단 환영"

은행의 랩어카운트 무산…증권업계 "일단 환영"

오승주 김성호 전병윤 기자
2010.07.28 14:06

금융당국이 은행의 랩 어카운트 취급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증권업계로선 반색할 일이지만 내부적으로 랩 어카운트를 준비해왔던 은행 입장에선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증권업계는 입법예고된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투자 자문업만 은행의 겸영업무로 허용되고, 투자일임업과 단기금융업은 겸영업무에서 제외키로 한 것에 대해 '일단 환영'의 뜻을 28일 나타냈다.

증권사보다 대고객 접촉빈도가 높은 은행에게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이 발생될 것이라는 점에서 금융위의 입법예고안에 찬성을 나타냈다.

투자자문업은 고객에게 자문만 할 수 있고, 자문사가 고객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영할 수 없다. 최근 인기를 모으는 랩 어카운트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고객 자산까지 운영하는 투자일임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표진수현대증권랩운용부 과장은 "투자일임업까지 은행이 갖게되면 투자자보호라는 측면에서 증권사에 비해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이 투자일임업까지 장착해 랩 어카운트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 증권업의 고유역역이 상당부분 휘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임원은 "펀드시장의 4분의 1을 투자일임이 차지하고 있는만큼 은행에 일임형 랩이 허용됐을 경우 운용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했다"며 "최근 펀드환매가 지속되면서 '돈맥경화'에 시달리고 있는 자산운용업계가 한 숨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이 직접 고객의 자금을 맡아 운용하기에는 아직 리스크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자본시장 질서는 물론 자칫 과당경쟁으로 인한 부작용 등을 고려한 현명한 조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투자일임업을 허용받지 못하더라도 '변종 운용'을 통해 실질적으로 랩 어카운트에 뛰어들 여지는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69,100원 ▲300 +0.44%)의 한 관계자는 "상품 구조는 짜기 나름"이라며 "투자자문사처럼 은행이 포트폴리오 자문을 하고 운용의 주체를 자문사나 자산운용사에 맡겨서 운용한다면 은행들이 자문을 통해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랩 어카운트 운용에 대해 은행들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지 비즈니스 형태를 두고봐야 파급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도 진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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