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문보다 무서운 것

[기자수첩] 소문보다 무서운 것

김희정 기자
2010.08.18 15:41

"대체 누가 그런 소문을 유포시켰는지 자다가도 모를 일이에요. OO교가 우리 회사를 인수했다니요."

SPC그룹 계열 제빵회사인 파리크라상과 비알코리아가 자신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올린 네티즌 9명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회사 측은 게시한 글을 삭제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묵묵부답이었고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적지 않아 고소까지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SPC그룹의 한 관계자는 "소문으로만 끝났다면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르지만 10년 가까이 루머가 잦아들지 않고, 가맹점을 찾아와 불매운동을 벌이는 소비자들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특정 회사의 주인이 남다른 취향의 개인이든 불교 재단이나 기독교 재단이든 소비자 입장에서 상관할 일은 아니다. 빵만 맛있다면 그만, 동네 빵집 주인의 종교가 뭔지 어느 교회나 절에 다니는지 굳이 확인하고 사는 손님이 있을까.

이에 대해 익명의 관계자는 "OO교가 최대주주라는 소문이 종교커뮤니티에서 퍼지면서 특정 종교의 일부 신자들이 불매운동까지 벌였던 것 같다"며 "당하는 기업으로서는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는 물론이고 매출 자체에 악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식품업계에서는 동서식품도 수년 전 이 종교와 연계됐다는 소문이 퍼져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진로도 종교는 아니지만 일본 자본 유입설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소주 라벨에 사실이 아님을 광고하고 있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모르게 익명성을 무기로 전파되는 게 소문이고, 루머다. 악의 없이, 때론 의도적으로 와전되고 왜곡된다.

SPC그룹은 최대주주인 허영인 회장이 회사 지분 소유자 가운데 특정 종교와 관계된 이는 한 명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해당 네티즌을 고소하는 강경책까지 빼 든 만큼 소문에 얽힌 사실은 자연스레 밝혀질 것이다.

SPC그룹의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특정 종교와 실제로 아무 연관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설사 특정 종교와 연계돼 있다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배척을 당하는게 옳은 일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배타적인 종교관이나 그릇된 애국심에서 비롯된 루머로 인해 피해를 받는 기업이 더 이상 나오기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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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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