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월 결산', 29년만에 바뀐다

단독 증권사 '3월 결산', 29년만에 바뀐다

임상연 기자, 김성호
2010.08.23 09:30

지주사 체제 확산 따라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개정 추진..12월 단일화 혹은 이원화

현재 3월로 묶여 있는 증권사의 결산기가 12월로 일괄 변경되거나 3월과 12월로 이원화될 전망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지주 및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은 통해 모기업과의 결산일을 맞추기 위해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정부에 결산기 변경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사(3월 결산) 저축은행(6월 결산) 등 여타 금융회사도 금융지주 및 대기업 계열사가 많아 결산기 변경이 타 금융권으로 확대될 지 주목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현행 3월 결산기를 12월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해 금융위원회에 이를 건의했다"며 “금융위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반기업과 달리 금융회사는 결산기가 법으로 명시돼 있다. 증권사의 경우는 3월결산법인으로 자본시장법 제6조에 따라 매년 4월1일부터 다음해 3월31일까지가 회계기간이다.

금융회사의 결산기를 법으로 명시한 것은 지난 1982년부터다. 당시에는 회계사가 많지 않아 모든 기업이 12월에 결산을 하면 업무 과부하가 우려돼 금융회사의 결산기를 업권별로 구분토록 한 것이다.

하지만 지주회사 체제가 확대되면서 대우, 신한,우리투자증권(30,550원 ▲100 +0.33%)등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지주사와 결산기가 다르다보니 지주사 결산과 자체 결산을 이중으로 회계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게 됐다.

이는 대기업 계열 증권사도 마찬가지로, 동부, SK, 한화, 하이,HMC투자증권(10,070원 ▲10 +0.1%)등도 결산기 변경에 동조하면서 논의가 본격화 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업계 요청으로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모든 증권사의 결산기를 12월로 변경할지, 희망하는 증권사만 변경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증권사 결산기 변경에 대해 거래소, 회계법인 등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거래소는 증권사의 결산일이 12월에 몰릴 경우 공시업무 처리 등 업무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회계법인들도 업무량 폭주로 감사품질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독립 증권사들은 12월 일괄 변경에 반대하고 있다. 결산일 변경시 내부 회계제도 변경, 재무제표 재작성 등 업무 및 비용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립 증권사 한 대표이사는 “결산기 변경은 금융지주 및 대기업 계열 증권사만의 문제"라며 "아무런 불편이 없는 전업 증권사들이 비용까지 지불해 가며 굳이 결산기를 12월로 옮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회사의 결산기를 법으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은 금융회사에 대한 관리 감독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자율 변경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결산기를 금융회사 자율에 맡길 경우 감독당국의 감독기능이 약화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업계는 감독당국의 편의를 위해 기업의 결산기를 법으로 정해놓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단순히 감독당국의 관리, 감독 편의를 위해 민간 기업의 자율성을 무시해도 된다는 발상 자체가 잘 못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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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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