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양'이 만병통치약인가?

[기자수첩]'부양'이 만병통치약인가?

안정준 기자
2010.09.08 17:45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다시 부양책 보따리를 풀어놓고 있다. 당장 일자리를 늘리는 인프라 건설과 세제 혜택 등을 통해 규모만 자그만치 3500억달러이다. 반대론자들은 금융위기이후 진행된 8000억달러를 넘는 대규모 부양책에도 불구, 주택시장이 다시 침체에 빠지고 고용, 소비 모두 부진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점을 들어 부양 무용론을 주장한다. 오히려 풀려난 유동성이 향후 위기보다 더 큰 재앙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7, 8일 양일간에 걸쳐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던지고 있는 유럽 은행 부실 스트레스 테스트 소식도 그동안의 부양이 과대 포장되어 있었음을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6월 8일 머니투데이는 '굿바이 케인지언'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2년간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을 주도한 케인지언(Keynesian)들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케인지언의 실패가 유럽 스트레스테스트의 허구성 폭로를 기점으로 더욱 명확해진 것은 금융권 부양책이 경제 전반의 회생으로 연결되기는 커녕 금융권 살리기에도 실패한 것으로 점차 드러나는 때문이다. 유럽은 물론 미국 금융사들도 '매출 없는 회복'의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 실시된 미국의 스트레스테스트 역시 허구였을 것이라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눈 앞의 불'이었던 금융권 살리기에 과도한 유동성이 투입됐다는 지적은 도덕적 해이 문제와 함께 늘 따라붙던 논제이다. '금융 부양'이 고급인력 교육과 기업 투자 유도 등 다른 부양의 기회비용으로 전가된 셈이다. 결국 국민의 애먼 세금이 '케인지언'이라는 이름을 달고 금융권 부실 메우기에 투입된 것으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최근 "더 이상의 대마불사는 없다"고 공언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금융권 부실 방지 대책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어떤 방법으로 경제 전반의 회생을 이끌어 낼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한 때라고 본다. 보다 근본적 대안 없이 눈앞의 부실 가리기에 급급할 때 또 다시 막대한 국가 자금이 '경제 회생'과 유리된 금융사 재무재표 개선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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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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