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우리 vs 하나 동상이몽 기싸움

우리금융 민영화, 우리 vs 하나 동상이몽 기싸움

오상헌 기자
2010.10.11 08:03

과점주주냐 합병이냐, FI 모으기 '관건'...입찰 앞두고 '기싸움'도 치열

우리금융지주 매각 공고를 앞두고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호 주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보폭을 확대하고 있고 하나금융도 물밑에서 재무적투자자(FI)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 금융지주사의 기싸움도 치열하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각각 외국계은행 최고 경영자(CEO)나 IB 관계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10일 귀국했으며 이 회장은 오는 13일 한국에 돌아온다.

우리금융은 현재 국내외 투자자들로 구성된 과점주주 컨소시엄이 정부 지분(56.97%)을 나눠 매입하는 방식의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주주 구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은 FI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정부 지분 일부를 우선 사들인 후 주식맞교환을 통해 우리금융과 합병하길 원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권에선 우리금융 인수합병(M&A)의 성패가 '자금력'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M&A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어느 쪽이 FI를 더 많이 끌어들이냐가 1차적 관건이 될 것"이라며 "우리금융, 하나금융 모두 국내외 투자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국내 투자자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나 KT, 국민연금 등을 주요 우호 주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미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와 국민연금을 주요 과점주주 후보로 꼽았다. 우리은행이 최근 포스코 지분 1%를 재매입한 것도 민영화와 무관치 않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시장에선 하나금융도 중동계 자금 유치 등 국내외 투자자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격적인 M&A 대전이 임박하면서 두 금융지주 회사 간 전략 대결과 기 싸움도 치열하다. 하나금융은 철저하게 수면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미국 방문길에 기자들과 만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대놓고 연애 한다는 사람치고 결혼하는 것을 보지 못 했다"고 말했다. M&A는 상대가 있고 전략이 필요한 만큼 진행 과정에 철저한 보안이 필요하다는 이전 발언의 연장선이다.

반면, 우리금융은 '민영화 주도론'으로 M&A에 대비하고 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의 기업 가치나 고객구성, 맨파워 등이 모두 (하나은행보다) 앞서므로 우리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합병이 되더라도 제3의 법인 중심은 우리은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특히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과 합병하기 위해 '용퇴' 카드를 쓸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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