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회장 우리금융 인수 신중한 반응 vs 이종휘 행장 "우리 중심 통합"
우리금융지주 매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등 양측이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김승유 회장은 9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대놓고 연애한다고 하는 사람치고 결혼하는 것 못 봤다. 소문을 낼 경우 제대로 되는 것이 별로 없다"고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김 회장은 또 "규모가 큰 게 좋긴 하겠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은행은 위험관리가 핵심이며, 이를 콘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 회장의 조심스런 발언에 비해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거침이 없었다. 역시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 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와 '하나'가 통합할 경우 '우리' 중심으로 해야 한다"며 "우리은행이 기업 가치나 고객구성, 인력 면에서 (하나은행 보다) 모두 앞서기 때문이다. 통합 제3 법인의 중심은 우리은행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행장은 "김승유 회장과 관련해서 신상변동 이야기가 들리더라"라며 김 회장의 진로에 대한 운을 뗐다. 기자들이 "(김 회장의) 용퇴를 말하는 것이냐"고 물어보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합병 협상에서 (김 회장의 용퇴 문제를) 하나의 카드로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하나은행과의 합병 과정에서 김 회장의 퇴진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신한금융 내분을 계기로 불거지고 있는 은행 지배구조와 관련, "하나금융지주도 관련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며 "(자진 용퇴가) 김 회장 본인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행장은 자신의 연임 문제와 관련, "임기는 내년 6월까지인데 일부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2회 경고 조치를 받아 연임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와, (우리금융지주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쪽에 정확하게 알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일 임기 중 경고를 2회 이상 받으면 3년 안에 재선임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는데 예외로 인수·합병(M&A) 등 특수 상황에서는 예보가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석부행장 때 1번, 은행장 때 1번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동일 임기 중 2회가 아니다"며 연임 가능성을 주장했다. 통합법인의 회장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될 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