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트위터가 증시에 던진 숙제

[기자수첩]트위터가 증시에 던진 숙제

김동하 기자
2010.10.15 09:53

지난 12일 오전 '두산그룹 계열 D사의 임원 아들이 낙태를 강요했다'며 한 여성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메신저가 일명 '증권가 찌라시'형태로 돌았다.

오후가 되자 트위터에는 시위여성의 사진까지 올라왔고, 트위터들의 열띤 공방이 펼쳐졌다. 일부 언론들이 이 사실을 보도한 건 한참이 지난 후였다.

재계에 트위터 붐을 일으킨 대표적인 CEO는 박용만 (주)두산 회장이다. 그의 트위터를 '팔로우'하는 사람만 8만여명으로 신세계 정용진 회장 6만여명을 훨씬 앞지른다. 하지만 한 직원 아들의 '도덕성 문제'로 D사를 곤혹스럽게 만든 주범도 트위터였다. 트위터가 조직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증권가에도 트위터가 한창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회사별로 트위터를 만들어

홍보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증권사 직원들의 60%이상이 트위터를 한다는 분석도 있다.

CEO 중에서는 이형승 IBK투자증권사장, 주원 KTB투자증권 사장처럼 젊은 중소형 증권사 대표들이 주도적으로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다. 소통에 목마른 젊은 직원들이 CEO를 트위터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증권사 CEO, 특히 대형사 CEO들이 트위터를 여전히 멀리하고 있다.

많은 증권업계 종사자들도 '금융과 트위터는 맞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고객과의 신뢰가 생명인 금융회사로서는 무작정 트위터의 장점에만 눈을 둘 수가 없다는 시각이다.

돈을 다루는 금융시장의 속성상 민감한 사안이 CEO의 무게를 업고 여과없이 유포될 경우 파장은 일반 기업에 비해 훨씬 클 수 있다. 민원과 분쟁이 잦은 증시에서 트위터가 분쟁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미 트위터를 통한 주가조작 사기극까지 등장하는 마당에 이같은 우려를 '기우'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정보 유통 수단은 고전적 '카더라'로부터 '찌라시', 이메일, 메신저를 거쳐 트위터까지 숨가쁘게 진화하고 있다.

첨단 정보기술(IT)의 활용과 금융시장의 신뢰,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함께 몰고 갈 수 있을지 증시가 고민해야 할 가볍지 않은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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