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골목전쟁/ 골목상권 창업하기
창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상권이다. 매장을 어느 위치에 정하느냐에 따라 선택 아이템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상권은 유동인구와 주변여건 등에 따라 크게 A, B, C 3등급으로 나뉜다. A급은 역세권으로서 유동인구가 많은 인기 메인상권을 말한다. 종로, 홍대, 강남 등이 대표적이다. B급은 역세권이나 대학을 낀 상권을 말한다. 고객층이 다양하고 특정 시간 동안 고객을 흡수하는 비율이 어느 상권보다 높다. C급은 이른바 골목을 낀 상권을 말한다.
소자본의 생계형 창업자에게 A급 노른자위 상권은 엄두를 낼 수 없는 곳이다. B급 상권 또한 보증금과 권리금이 만만치 않아 벅찬 것이 현실이다. 역세권이나 오피스 상권은 유행에 민감하고 투입되는 자본에 따라 부침도 심하다. 당연히 소자본 창업자들은 C급 골목상권에 눈길이 간다.
대로변이나 역세권이 아닌 골목 상권은 여러모로 조건이 불리하다. 더구나 최근에는 대형 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프랜차이즈 등이 골목상권에까지 치고 들어와 창업 리스크가 더욱 커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골목상권에서 살아남아 돈을 벌 수 있을까?

◆입지에 따른 업종 선택이 중요
골목상권의 가장 큰 장점은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어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과 정체돼 있는 상권이다 보니 단골 확보가 수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소자본 창업이라고 해서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입점할 입지의 주요 고객에 대한 분석은 필수다. 상권이 좁은 만큼 주변 점포와 겹치지 않는 아이템 선정이 중요하다. 골목상권은 단골 장사가 될 확률이 높으므로 친근한 서비스 전략도 필요하다.
C급 상권에서는 내점고객이 찾지 않아도 영업이 가능한 업종이 좋다. 예컨대 도시락이나 반조리 형태로 제공되는 식사류 프랜차이즈가 C급 상권에 적합하다. 배달 위주의 세탁소나 접근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셀프세차장도 추천할 만하다.
주택가를 중심으로 하는 골목상권에서는 배달 전문 업체가 강세다. 치킨, 피자, 족발 등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음식점들은 단골만 확보되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독자들의 PICK!
시내 중심가 뒷편의 시내 골목상권에는 막걸리집이나 순댓국, 감자탕 등 점심 식사와 더불어 저녁에 술 한잔 할 수 있는 서민적인 업종이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의 권강수 이사는 “주변 거주민의 소비 성향을 정확히 파악한다면 1억원 이하 창업에서도 충분히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상권의 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보증금과 권리금 인만큼 주변의 비슷한 상권을 찾아 보증금과 권리금에 대한 면밀한 비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골목상권 고객의 소비성향 분석하면 성공창업 가능
골목상권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비슷한 업종끼리 대규모로 몰려있다는 점이다. 주점을 보더라도 여러 먹거리업소가 한 골목에 모여 있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로 주점을 고를 수 있다.
귀금속 매장도 보통 한곳에 몰려 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바로 제품을 비교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여건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유입고객을 창출한다. 골목 창업에 성공하려면 골목 상권의 이 같은 특징을 100% 활용해야 한다.
예컨대 종로 골목상권은 주점 등 외식업이 강세다. 종로는 어느 지역보다 먹는 장사가 발달한 곳이다. 종각역을 기점으로 메인 상권이 형성돼 있고 나머지는 골목상권으로 연결된다.
특히 종로하면 '옛골'처럼 전통을 이어오는 매장들이 많다. 60년을 한곳에서 선진국으로 대박신화를 일군 매장부터 몇 대에 걸쳐 아구찜을 만들어 파는 매장까지 전통을 이어 나가는 토속브랜드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홍대도 골목상권이 발달한 곳 중 하나다. 나뭇가지처럼 뻗어 있는 홍대골목은 큰 메인 골목을 제외하고는 33㎡(10평) 정도의 소규모 매장이 즐비해 있다. 의류, 잡화, 액세서리 등 트렌드에 민감한 아이템들이 많다. 이곳 브랜드들은 대규모 인력으로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1~2인 정도의 소규모 인원이 디자인부터 제조 판매까지 총괄하는 게 특징이다. 개성이 강한 디자인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홍대하면 커피전문점이 떠오를 정도로 특색 있는 찻집도 많다. 메인 상권에 비해 점포비용 부담이 적은 곳을 따라 한집 두집 가게가 생기면서 아예 타운을 이룬 사례다.
강남도 강남 대로변을 기점으로 나뭇가지 형태의 골목상권이 발달한 곳이다. 20대 젊은층을 겨냥한 외식업종이 주류다. 간단한 분식류부터 격식을 갖춘 고급요리 전문점까지 다양한 규모의 외식업종이 어우러져 있다. 대표적인 2차 아이템으로 꼽히는 맥주전문점과 주점도 혼재해 있어 고객들이 많이 움직이지 않고 들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소형 매장들은 폐점률이 높은 편이다.
◆ 골목창업 사례 : 해가온
5년 전 2500~3000세대 규모의 연희동 주택단지 이면도로에 가게를 낸 유기농하우스 ‘해가온’(www.hegaon.com)은 하루 평균 250만~300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기농 쌀, 잡곡, 김치, 이유식, 간식, 음료, 친환경 채소, 과일 등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만 판매한다.
동네 상권 인만큼 점포구입비로 권리금 없이 보증금 7000만원을 투자했다. 상품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오픈 초기 전단 마케팅 외에 특별한 마케팅을 벌이지 않고도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해가온 연희점의 이해만 점장은 “친환경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백화점, 대형 마트 등과 경쟁을 벌이지만 매출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은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고, 매장과 배달 판매 비율은 7대3 수준이다. 매장 판매는 주로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다. 배달 판매는 특정 시간에 몰리지 않고 꾸준하다.
직원은 점장 외에 3명이 근무한다. 고객 응대, 제품 진열, 배송 등 주로 노동강도가 낮은 업무여서 운영하기 쉬운 편이다. 매장 한켠에는 유명 브랜드 정육 코너를 숍인숍으로 운영하고 있다. 숍인숍은 파견 직원이 직접 담당하고 여기서 나오는 매출은 월 단위로 수수료로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