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오래된 속담처럼 사람들은 절박해지면 작은 가능성이라도 붙들려 든다. 이런 절박함이 가장 큰 경우가 병에 걸렸을 때다. 특히 난치병이나 불치병인 경우 그 절박함은 극대화된다. 환자는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면 값비싼 대가도 쉽게 치르게 된다.
최근 바이오업체 R사의 '미허가 줄기세포 시술' 논란의 중심에는 이 같은 환자들의 절박함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동안 R사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병 환자들이 완치됐다고 홍보해 왔다.
또 족부궤양으로 발이 썩어 들어가던 환자가 줄기세포치료로 완치에 가깝게 치료됐다는 사진을 환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비슷한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이를 보고 줄기세포 치료를 고민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R사의 줄기세포치료가 완치의 능력을 갖췄는지 아닌지는 정부로부터의 공식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은 줄기세포치료제로 시술을 받는 것은 국내법에 저촉된다. 하지만 병마의 고통에서 벗어나겠다는 절박함은 환자들이 수천만원의 시술비를 들여서라도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하다는 중국이나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했을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벌써 8000명이 국내법을 피해 해외에서 R사의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R사의 줄기세포치료제는 국내에서 의약품의 부작용을 검증하는 임상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치료제의 효능을 시험하는 단계에도 못 미쳤다. 임상시험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필수 단계다. 의약품이 정식으로 사용되려면 예외 없이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R사는 단순히 성체줄기세포 보관만 했다고 주장하지만, 메디컬투어 등을 통해 R사는 임상시험이 끝나기 전까지는 임상시험 이외에 의약품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국내법의 기본 룰을 어겼다. R사는 자신들의 줄기세포치료제의 효과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나라로 환자들을 보내 줄기세포 치료를 받게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R사의 줄기세포치료제가 탁월한 효능을 가졌을 수도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를 의료당국으로부터 공인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줄기세포치료로 완치된 사례가 있다면 줄기세포치료를 받고 전혀 효과가 없거나 더 나빠지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임상 승인이라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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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사는 최근 보건당국이 줄기세포 치료를 문제 삼자 해외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환자들에게 계속 줄기세포 시술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국내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기는커녕 더 멀리 벗어날 태세다.
법망을 피해 줄기세포치료제를 시술할 수 있는 곳을 찾기보다 자신들의 줄기세포 치료제의 효능을 보건당국을 통해 정식으로 인정받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