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회장 단독 인터뷰, '비전 2020'을 말하다
"2020년 매출 200조원은 앞으로포스코(362,500원 ▲17,000 +4.92%)가 하게 될 여러 가지 사업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포스코의 10년 후 미래에 대해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는 여유와 확신이 넘쳐흘렀다. 10년 내 지금보다 덩치를 4배로 키운다는, 쉽지 않은 목표에 대해서도 포스코가 앞으로 묵묵히 나아가면 도달할 길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29일 오후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기업 채용박람회' 현장에서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난 정준양 회장은 포스코의 10년 장기계획으로 알려진 '비전 2020'에 쏠린 관심과 추측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포스코의 '비전 2020'은 2020년까지 주력사업인 철강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그린에너지사업과 자원개발 등 비철부문의 신사업을 집중 육성해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불과 몇달 전까지 2018년 매출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 '비전 2018'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에서 그 세부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이 앞서 '거침없는 인수·합병(M&A)'을 공언함에 따라 올해대우인터내셔(73,400원 ▼3,300 -4.3%)널이라는 대어를 잡은 포스코가 보다 적극적으로 몸집불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포스코가 국내외에 기업 매물이 나올 때마다 그야말로 거침없이 나서는 것 아니냐"거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나치게 광범위한 곳에 손을 뻗친다"는 우려까지도 나오는 실정이다.
정 회장은 M&A와 관련한 이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포스코가 작은 기업들을 마구잡이식으로 인수한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며 "남의 가슴 피멍들게 하는 M&A는 안한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어 "좋은 기업인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어려워진 기업들을 살리고 포스코와 서로 협력해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점이 있을 때 인수에 나섰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M&A를 하면서도 '상생'의 원칙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포스코가 최근 인수한삼정피앤에이(18,440원 ▲630 +3.54%)나성진지오텍등 일련의 기업들에 대해 "포스코가 인수한 후 성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을 건네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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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앞으로 추진할 M&A에 대해서도 이같은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녹색산업의 성장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확보할 원천기술과 미래 성장동력을 M&A 중점 추진사항으로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 회장은 "원천기술, 특수한 기술,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특히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할 수 있는 특수기술 확보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로 포스코는 현재 일본의 한 차세대 에너지연구소 인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소는 해수의 표면과 내부 온도차를 이용한 발전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해수를 활용한 에너지발전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에 비해 아직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는 반면 이 분야에서 제대로 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드물다. 이밖에 실리콘 및 희귀금속, 등 종합소재기업 도약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획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 인수를 검토 중이며 일부는 상당수준 진전됐다.
정 회장이 당장 내년에 매물로 나올 대우조선해양을 바라보는 시각도 궁금했다. 그동안 포스코 중장기계획에서대우조선(127,700원 ▲6,800 +5.62%)해양은 중요한 축을 차지했다. '비전 2018'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철강을 중심으로 전후방산업 수직계열화를 이뤄 철강수요를 확보하는 한편 자원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산업 등 비철사업부문을 이끄는 핵으로 설정됐다.
그러나 이번 '비전 2020'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제외됐다. 정 회장은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서 확실히 발을 뺀 것 아니냐"는 질문에 특별한 언급을 피했다. 대신 "기사화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정 회장은 포스코 회장 취임 이후 특별히 챙긴 대·중·소 동반성장에 대해서는 "시작이 반 아니냐"며 "포스코가 앞장서서 모범사례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