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공간의 재구성/ 세대분리형 주택 들여다보니
용돈벌이가 필요한 통크(tonk: two only no kids: 자녀들의 부양을 거부하고 독립적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노인부부)족에게 필요한 집은?
신평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주택건설업계가 이들에게 딱 맞는 평면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른바 ‘도랑치고 가재잡는’ 세대분리형 평면이다. 평면의 일부를 나눠, 큰 쪽은 집주인이 쓰고 작은 쪽은 세를 놓을 수 있도록 설계한 아파트다.
꼭 세를 놓을 필요도 없다. 함께 살고 싶지만 시댁살이를 꺼리는 며느리에게 절충안으로 내놓기도 그만이다. 출입문이 2개여서 독립공간을 보장하면서 한 집에서 사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독립적 동거’를 하기에 최적의 집이다. 주택건설업계의 새로운 트랜드, ‘같은 집 다른 문’을 가진 세대분리형 아파트를 들여다봤다.
◆다시 불기 시작한 세대분리 바람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7년이다. 대한주택공사가 시범사업으로 부분임대아파트를 도입했다가 선호도가 낮아 흐지부지됐던 평면이다.
한물(?) 간 평면이 다시 등장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 사실상 끊기고 청약률 제로인 아파트단지가 심심찮게 등장했던 반면 소형주택이나 수익형 부동산의 관심은 점차 늘어나는 시기다.
건설업계가 이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세대분리형 평면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침체 국면의 분양시장의 활로를 뚫기 위한 생존본능이다.

세대분리형 평면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단지는 영종하늘도시 한양수자인이다. 주택건설업체 한양이 59㎡형 일부를 세대분리형으로 내놓자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공항에서 종사하는 젊은층의 임대수요까지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중대형 아파트에 처음으로 세대분리형 평면을 적용해 세대분리 바람을 불러온 곳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분양한 벽산블루밍 장전디자인시티다. 역시 부산대 앞에 위치해 있어 임대사업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특징이다.
◆3가구 모여 사는 집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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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익형 부동산과 소형주택의 강세가 계속되면서 건설업계는 앞다퉈 세대분리형 평면을 내놓고 있다.
최근동부건설(8,810원 ▼290 -3.19%)이 서울 동작구 흑석6구역을 재개발한 흑석뉴타운 센트레빌은 서울 뉴타운에서 처음으로 부분임대가 가능한 수익형 평면을 적용한 단지다. 서울시가 흑석뉴타운에 1704가구의 부분임대평면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이후 진행되는 첫번째 시범사업이다. 중앙대와 숭실대 학생들의 원룸 수요를 고려했다.
중견 건설사도 수익형 평면에 관심을 갖기는 마찬가지다. 올 초 경남 거제 아주택지개발지구 대동다숲아파트가 세대분리형 아파트로 내부를 변경해 분양을 시작했고, 11월 한진중공업은 경기도 광명시에 광육해모로 아파트 중 일부를 세대분리형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수익형 평면이 보편화되면서 보다 강력한 평면도 등장했다.GS건설(28,200원 ▼3,650 -11.46%)은 지난 9월 아파트 한채에 세가구가 사는 더블 임대수익형 평면을 내놨다. 두가구의 세입자를 들이면 두배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수익형 평면, 인기는 있지만 대형엔 ‘아직’
그렇다면 수요자들은 수익형 평면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수익형 평면을 사실상 처음으로 적용한 영종하늘도시 한양수자인의 계약결과를 보면 선호도를 유추할 수 있다. 한양 관계자에 따르면 수익형 평면이 적용된 81㎡ G타입의 계약률이 일반 평면을 적용한 곳보다 2배 이상 높았다. 12월 중순 현재 95%가 계약을 마쳤다. 238가구 중 12가구만 미분양이다.
하지만 중대형 평형에 대한 기피현상은 수익형 평면이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대 앞에 위치한 벽산블루밍 장전디자인시티는 132~147㎡형 219가구에 대해 세대분리형 평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계약률은 미진한 편이다. 전체 1682가구 중 일반분양분은 1075가구로, 이 중 70% 이상이 85㎡ 이하다. 따라서 계약률은 82%를 넘었지만 대형의 계약률은 30%에 그치고 있다.

정성진벽산건설마케팅팀 부장은 “수익형 평면에 대한 관심도가 높긴 하지만 대형 평형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듯하다”면서 “본격적인 대형 홍보에 나서는 12월 말 이후가 되면 계약률을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 안으로 설명회를 갖고 기존 견본주택을 재구성해 세대가 분리된 평면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