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방식 이견 못좁혀…의원입법도 연기, 장기표류 될 듯
장외주식매매시장 '프리보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발표가 금융투자협회와 금융당국의 이견으로 무기 연기됐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프리보드 활성화 방안은 당초 지난주까지 논의를 마치고 발표를 앞둔 상황이었지만 금융위원회가 난색을 표하면서 발표가 무기한 연기됐다.
협회와 금융위간 쟁점을 좁히지 못한 부분은 매매방식. 현재 프리보드 시장에서 매수자와 매도자가 일대 일로 가격과 수량을 협상, 결정하는 상대매매 방식을 코스피·코스닥 시장처럼 복수의 시장 참여자 사이에 가격이 결정되는 완전경쟁매매 방식으로 바꾸자는 부분이다.
협회는 코스닥 시장이 1996년 완전경쟁매매 방식 도입 이후 살아난 점을 들어 프리보드 거래에도 완전경쟁매매 방식을 도입해야 시장을 살릴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금융위가 반대했다.
완전경쟁매매를 적용할 경우 복수의 매수자와 매도자간 거래가 이뤄지면서 익명성이 높아지는 만큼 작전주가 판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것. 가뜩이나 벤처 기업 중심의 '고위험-고수익' 성향이 짙은 시장에서 투자자 보호 장치를 우선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대안으로 15분 정도마다 호가를 종합해 거래가격을 정하는 제한적 경쟁매매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보드 시장에 대해 대체로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국거래소가 최근 부정적 의견을 강화한 것도 프리보드 활성화 방안 표류의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비상장사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꼭 경쟁매매시스템을 프리보드에 적용하는 게 맞는지는 회의적"이라며 "현 자본시장법의 단일시장주의체제상 이런 방식은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프리보드보다 기존의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거래소는 28일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와 협회간 합의가 불발되면서 당초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할 예정이었던 '프리보드 활성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가칭)도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공청회 등을 통해 보다 많은 의견을 듣고 내년 말까지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내후년 초 총선 일정을 감안할 때 사실상 입법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수 밖에 없다. 프리보드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프리보드시장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논의를 진전시키겠다고 한 만큼 아직 끝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