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한 증권업계가 프리보드 활성화 방안을 구체화함에 따라 이 방안의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정책 집행 열쇠를 쥐고 있는 금융당국은 활성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27일 금융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이 내놓은 '프리보드 활성화 방안'엔 사실 고려 가능한 모든 안이 나열돼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활성화'가 초점이다.
우선 프리보드 육성 펀드를 조성하고 코스닥 상장 심사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가 적시됐다. 세제 완화도 있다. 임의지정 제도를 도입해 유망 기업을 프리보드 시장에 불러오는 방안도 제시됐다.
특히 거래방식을 상대매매에서 경쟁매매로 바꾸는 안이 포함됐다. 진입 퇴출 요건 강화와 공시 기능 강화 등은 투자자 보호책의 일환으로 담겼다.
하지만 이런 정책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각은 신중, 그 자체다. 몇 가지 제도 보완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근본적 문제를 검토하는 게 우선"이라며 "제도적 사안은 추후에도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본적 문제란 프리보드 시장의 정체성 확립을 말한다. 한마디로 프리보드 시장을 정규 시장으로 간주할지, 아니면 지금의 형태로 이끌어갈지에 대한 판단이 먼저란 얘기다.
현행법에 따르면 거래소만 정규시장으로 규정돼 있고 유사시장은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경쟁매매 방식'을 도입하려면 자본시장법을 고쳐야 한다. 세제 완화도 마찬가지다. 정규시장으로 인정할 경우 코스닥 시장 수준으로 세금을 낮추는 게 당연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충분히'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협회 차원의 활성화 대책은 문제없지만 근본적 방향 설정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펀드 조성이나 진입 퇴출요건 강화 등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그러나 정규시장 전환을 전제로 한 제도 개편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국의 이같은 입장을 고려하면 연내 입장 정리 여부도 불투명하다. 워낙 '신중론'과 '회의론'이 우세한 탓이다. 논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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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 초기 투자 자금의 회수 수요 등 기업과 벤처캐피탈의 입장을 이해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 위험 요인이 더 크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일단 '투기장'을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부담이다. 게다가 코스닥 시장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3의 시장을 만든다는 지적 역시 팽배하다.
금융당국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프리보드 활성화 차원이 아니라 자본시장 시스템 개편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업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충분히 들으면서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