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안쓰러운 복지부..뭐가 그리도

[광화문]안쓰러운 복지부..뭐가 그리도

오동희 바이오헬스부 부장
2011.01.14 10:36

 요즘 보건복지부를 보면 안쓰러울 정도다. 변호사 10명 가운데 8~9명은 을지병원의 보도채널TV 출자가 명백히 위법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데도 적법하다며 고집을 부리고 있다. 시민단체, 보건단체도 모두 위법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복지부는 '소수의견'을 밀어붙일 태세다.

 복지부는 그동안 밝혀온 부처 입장과도 배치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병원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영리병원을 적극 반대해왔다. 기획재정부가 그토록 애원하는데도 뿌리쳐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대로 가고 있다. 비영리병원의 재원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길을 사실상 열어주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유권해석을 계기로 비영리병원의 타법인 출자를 허용할 경우 비영리병원의 재원이 합법적으로 유출되는 길을 열어주는 셈이다.

 복지부도 이번 일이 당혹스러웠던 것같다. 문제가 불거진 후 이 사안에 대한 입장이 미묘하게 변해왔다. 그야말로 횡설수설이었다. 초기 논란이 불거질 때만해도 "관련 규정이 없어서 위법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가 서서히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처음엔 감독·허가관청인 시·도지사에게 "예금이나 채권과 달리 주식 투자의 경우 주가의 변동성이 심해 자산가치를 훼손할 수 있으니 자제토록 권고하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당시엔 "자산 보유 형태의 변동을 규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공공성을 가진 병원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자산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형태의 투자는 제한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논란이 거세지고 정치권까지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어느 순간 입장이 강경해졌다. 어디에서 어떤 '시그널'이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의료계에서는 '아주 용감해졌다'고 할 정도로 복지부의 자세가 강해졌다. 그 이후 논리의 변화는 '홍길동'식이다. 의료법에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는 조항이 없으니 해도 된다는 게 복지부 논리의 변화다. 일반적 법 상식은 열거주의를 채택한 법리상 '의료법이나 정관에 제한한 사업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열거된 것 외에는 해도 된다는 논리다.

 의료법 시행령에 '의료법인의 영리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있고, 의료법에는 일일이 할 수 있는 사업을 열거하는 열거주의를 통해 그 외에는 못하도록 하고, 할 경우에는 의료법인의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해놨다지만 이같은 반론에 복지부는 또다른 반론근거 대기에 급급하다.

 지난 12일 저녁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의사들 10여명을 만났다. 그들은 을지병원의 연합뉴스TV 투자에 대해 '불법'이라고 단언하면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복지부의 변심이 기정사실화되면 그동안 원했던 영리병원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의 논리 '변신'을 볼 때 언제 또 입장을 바꿀지 모를 일이다.

 김국일 복지부 의약품정책과장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전문약 광고 허용 토론회에서 "의료법인의 방송투자에 대해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이를 제한할 필요성을 별개로 하고, 현행 의료법상 위반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렸다"고 말했다. 쉽게 풀어보면 '이번만 해주고 다음은 방송투자 등 의료법인의 영리행위를 못하게 법을 개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복지부가 왜 모든 위험부담을 짊어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영 통신사가 그토록 두려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복지부는 어쩌면 창립 이래 최대 오점을 남기는 결정을 내릴지도 모를 일을 매우 '용감하게' 끌고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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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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