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이집트는 빌미..기조는 여전히 강세

[뉴욕전망]이집트는 빌미..기조는 여전히 강세

권성희 기자
2011.01.31 15:44

8주 연속 이어오던 다우지수에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가 쉴 틈을 줬다. 이집트 사태를 이유로 매물이 나오면서 지난주 금요일 다우지수는 1.4%, 나스닥지수는 2.5%, S&P500 지수는 1.8% 하락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8월 이후 최대다. 다우지수 1만2000과 S&P500 1300도 당분간은 좀더 멀어진 목표로 마음을 비워야 할 것 같다.

뉴욕 증시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너무 쉼 없이 올라왔다는 공감대는 시장에 형성돼 있었다.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고조돼 있었고 하락은 시간 문제였다. 이집트 사태가 조정의 버튼을 눌렀을 뿐이다.

◆이집트 사태, 기간과 확산 여부가 조정의 키

이제 관심은 이집트 사태가 갖는 폭발력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4월말부터 글로벌 증시를 한 달여 이상 끌어내렸던 유럽의 재정위기만큼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젠워스 파이낸셜 매니지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크리스티앙 휴비드는 “시장이 두려워 하는 것은 시위가 중동의 다른 국가로 확산될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시리아, 사우디 아라비아, 예멘 등은 정부 구조가 이집트처럼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집트의 일일 산유량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수에즈 운하를 관리하고 있어 정정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무역에도 상당한 타격을 미칠 수 있다.

젠워스 파이낸셜의 휴비드는 “수에즈 운하가 계속 열려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로선 이집트의 정정 불안이 수에즈 운하를 폐쇄할 정도로 심각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옵베스트 자산관리의 안드레 줄리안은 “문제는 불확실성”이라며 “사태가 어떤 형식으로든 빨리 마무리되지 않고 길어지면 시장의 조정도 길어질 수 있다”며 “특히 중동 다른 국가로의 확산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자 심리는 여전히 긍정적..순환매로 낙폭 제한

그러나 휴비드와 줄리안 모두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시장을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간 랠리에 동참하지 못했던 제약과 방어업종으로 순환매가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미국 주식 전략대표인 배리 냅은 “시장은 지정학적 사건에 깜짝 놀라는 듯한 반응을 보이지만 사태가 더 악화되지만 않으면 며칠만에 금세 잊는다”며 “이번 사태가 시장의 조정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5% 이상의 하락을 촉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냅은 다만 “조정의 폭이 10%로 확대된다면 사우디 아라비아 등으로 사태가 확산됐을 경우”라며 “이렇게 되면 사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이집트 사태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각국의 금리 인상이 좀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에 직접적으로 불을 당긴 것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활고라는 분석 때문이다.

MF 글로벌의 채권 및 외환 애널리스트인 제시카 호버센은 “인플레이션은 소비자 물가보다 원자재 가격에서 더 큰 폭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상품시장의 상승 압력과 싸우기 위해 물가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버센은 각국의 금리 인상이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대규모 빈곤층에 정부가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엑손 모빌, 너만 믿는다..中증시로 독보적인 강세 눈길

31일(현지시간) 오전 9시30분에는 지난해 12월 개인소득과 개인소비가 발표된다. 이미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됐기 때문에 큰 주목을 끌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전 9시45분에는 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PMI)가 나온다. 1월 지표인 만큼 시의성은 더 높다.

내용은 개선됐다고 하지만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3.2%로 전문가 예상치 3.5%에 미달한 만큼 이번주 나오는 경제지표는 눈여겨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집트 사태를 계기로 조정 채비를 갖춘 뉴욕 증시에 자칫하면 본격적인 하락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랠리를 떠받친 것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기대감이었던 만큼 최소한 이를 증명해주는 정도의 경제지표는 나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장 전에 엑손 모빌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이 조정에 취약한 만큼 시장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한 영향에 이날 코스피지수가 38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도 미끄러졌다.

닛케이지수와 항셍지수도 1% 이상 하락한 가운데 특이하게 주요 아시아 증시 중에서 상하이종합지수만 강세를 뽐내고 있다. 이집트 사태로 유가가 오른데 따라 원자재 관련주가 상승한 결과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E-미니 나스닥100 지수 선물도 3월물, 6월물, 9월물 모두 2포인트 남짓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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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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