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준일 락앤락 회장, "제품군 다양화·B2B시장 개척… 글로벌 블록화"

매출성장률 38.6%, 영업이익률 21.9%. 잘 나가는 게임업체나 IT 업체 얘기가 아니다. 제조업체, 그것도 플라스틱으로 밀폐용기를 만드는 락앤락의 성적표다.
락앤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보다 38.6%나 늘어 38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1.2%, 41.8%씩 성장해 851억원과 676억원을 거뒀다. 전체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법인도 22.7% 성장, 14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것은 포화된 국내시장에서 거둔 실적이다. 국내시장매출이 전년보다 무려 80.4%가 늘어나 1486억원을 거뒀다. 락앤락을 모방한 미투브랜드만 200여종이 넘는 국내시장에서 어떻게 80%대의 성장세가 가능했을까.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락앤락은 단순히 밀폐용기를 만드는 제조업체가 아니라 신시장을 발굴하고 키워가는 마케팅조직"이라며 "글로벌 블록별로 독립적인 경영체계를 갖추고 B2B 시장을 공략해 2020년 매출 10조원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말하는 글로벌 블록화 경영은 글로벌 시장을 6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블록이 생산부터 판매, 마케팅, 연구개발, 인사관리, 파이낸싱, M&A까지 현지에서 독립적으로 실행하는 체제를 말한다.
김 회장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려면 신사업이나 M&A가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본업으로 매출 10조원을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다만 락앤락과 화학적결합이 가능하고 세계적 네트워크가 있어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업이라면 M&A는 언제든 고려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파이낸싱 방법으로 현지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중국은 국내보다 상장조건이나 환경이 2배로 까다롭고 어렵다"며 "(IPO 면에서는) 그리 매력적인 시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작년 매출이 4000억원이 안 되는데 밀폐용기 만들어서 언제 매출 10조원을 하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는데 락앤락의 밀폐용기 비중은 30%로 나머지는 모두 종합주방기기 매출"이라고 강조했다.
밀폐용기는 시작일 뿐, 아웃도어용품, 저장용품, 수납합 등 다양한 시장을 개척해 내수시장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이 꿈꾸는 락앤락은 P&G의 마케팅파워와 공장 없는 나이키의 중간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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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이키는 세계 곳곳에 생산협력업체를 두고 있지만 정작 본사에서는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며 "락앤락도 종국에는 같은 모델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아산 자동화 물류창고와 베트남 내열유리 생산공장 완공으로 물류재고관리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유리 등 다양한 소재제품군이 늘어나면 올해 매출 55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락앤락은 최근 B2B시장을 타깃으로 '퓨전 온라인유통사업'에 진출했다. 케이터링 용품전문쇼핑몰 '오케이호레카닷컴(www.okhoreca.com)을 오픈하고 호텔, 레스토랑, 카페 등 케이터링산업에 필요한 관련용품을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있다.
김 회장은 "락앤락의 매출은 대부분 리테일사업에서 나왔지만 프랜차이즈나 호텔, 레스토랑 등에 공급하는 B2B(기업 대 기업 간 거래)시장의 잠재력이 밝기 때문에 국내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상장한 락앤락은 2만원으로 시작해 1년 1개월이 지난 23일 현재 3만3850원(종가)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