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펀드, 10주만에 돈 들어왔다...자금 이탈 끝?

이머징펀드, 10주만에 돈 들어왔다...자금 이탈 끝?

엄성원 기자
2011.04.06 06:55

긴 호흡으로 조망, 투자 결정..러시아 펀드엔 몰표

일본 대지진과 리비아 사태 등으로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심화되면서 이머징마켓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글로벌 펀드자금이 오랜만에 복귀했다.

5일 글로벌 펀드자금 리서치업체인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3월24~30일) 글로벌 펀드 자금은 87억7400만달러가 들어오며 3주만에 순유입세로 전환했다. 글로벌 펀드 전체 자금 규모는 지난달 30일 현재 순자산 기준 4조4007억달러로 불어났다.

특히 신흥시장펀드는 26억45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신흥시장펀드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와 아시아펀드(일본 제외)에 15억달러, 4억1000만달러가 각각 들어왔다. 신흥시장펀드엔 지난달 둘째주 1700만달러가 들어왔지만 워낙 규모가 작아 의미를 부여하긴 무리가 있다. 사실상 10주만에 자금이 들어온 것이다.

선진시장펀드의 경우, 일본펀드 등의 순유출에도 불구, 61억3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미국 투자 비중이 높은 인터내셔널펀드와 미국펀드에 각각 19억7000만달러, 43억8000만달러가 들어왔다.

일본 지진발생 직후인 지난달 10일~23일 신흥시장 펀드에선 48억5000만달러, 선진시장 펀드에선 약 110억달러의 자금이 각각 이탈했다.

◇ 추세 전환 '신호탄' vs 단기 불확실성 여전 '판단 유보'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지난달까지 선진국만을 바라보던 글로벌 펀드자금이 최근 신흥국쪽으로도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며 "한동안 지속된 조정국면으로 가격이 많이 낮아졌고 평가 매력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그러나 "앞선 증시 조정으로 이머징 증시를 괴롭히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많이 해소됐지만 모든 이머징시장이 좋은 것은 아니라"며 "이머징시장 중 유가 등 원자재 상승에 수혜를 받을 수 있고 펀더멘털이 강한 국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열 하나대투 웰스케어센터 펀드리서치팀장도 "1월 중순 이후 반대쪽으로만 향하던 선진과 이머징시장의 자금 흐름이 오랜만에 같은 쪽으로 움직였다"며 "자금 이탈이 일단락되고 이머징시장으로 자금이 돌아오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선진 유입, 이머징 이탈'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미국의 경기회복 전망이 유효하고 이머징시장의 가격부담과 긴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다시 펀더멘털을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세 전환을 말하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이머징으로 자금이 들어오긴 했지만 추세 전환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며 "단기적인 긴축 이슈는 여전하고 이머징뿐 아니라 영국, 미국, 독일 등 선진국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될 수 있는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이어 "환율 강세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통화 강세가 물가엔 일정 수준 도움이 되겠지만 증시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향후 2~3개월 동안 이머징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기보다 완만하게 오르거나 횡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통제로 인한 불확실성과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 연구원도 추세 전환으로 보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 이후 이탈하던 이머징 자금이 순유입으로 전환하긴 했지만 순유입 규모가 미미한 데다 기간도 짧다"며 "글로벌 자금 흐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투자는 천천히, 단 러시아는 예외

개별 시장 투자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김용희 팀장은 중국, 러시아펀드와 함께 가격 매력이 상승한 인도나 동남아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귀띔했다. 테마펀드 중에선 지속적인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원자재펀드를 추천했다.

김대열 팀장은 인플레 부담이 희석되고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중국과 브라질펀드, 유가 상승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러시아펀드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인도펀드는 긴축 리스크가 지속되는 데다 가격 부담도 여전하다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라고 당부했다.

이계웅 팀장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머징시장 투자는 긴 호흡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펀드의 경우,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는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전환될 때까지 1~2차례 금리 인상이 있겠지만 긴축 움직임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며 좀 더 빠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저평가 구간에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김후정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국가인 러시아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글로벌 자금 흐름에 변동성이 큰 만큼 국가별 포트폴리오 조정은 전반적인 자금 흐름을 조망한 뒤 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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