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펀드환매, 올들어 4조 이탈

다시 불붙은 펀드환매, 올들어 4조 이탈

엄성원 기자
2011.04.07 15:16

최근 사흘만 1조, 이탈속도 빨라져

잠시 주춤하던 주식형펀드 자금 이탈에 다시 불이 붙었다.

7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 평가사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ETF 제외)에선 약 4조원이 순유출됐다. 이중 1조원이 이달 들어 빠져나갔다.

주식형펀드의 올해 자금 이탈 규모는 5일 기준 3조9695억원에 달한다. 국내 주식형펀드(이하 국내펀드)에서 1조7183억원이, 해외 주식형펀드(이하 해외펀드)에서 2조2514억원이 각각 순유출됐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이어지던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 행진은 지난 2월 1조2769억원이 순유입되며 일단락되는 듯했다. 해외펀드는 2월에도 5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며 자금 이탈 추세를 이어갔지만 국내펀드에 약 1조8000억원이 들어오며 전체 펀드자금 흐름을 순유입으로 돌려놨다. 1월 말 2100을 넘어섰던 국내 증시가 2월 들어 조정에 들어가면서 간만에 펀드로 돈이 흘러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빠르게 상승 탄력을 회복하면서 자금 이탈도 다시 시작되는 양상이다.

◇ 올 들어 4조..최근 사흘에만 1조

주식형펀드에선 지난달 1조1631억원이 빠져나간 데 이어 이달 들어 1조437억원이 순유출됐다. 1, 4, 5일 3거래일 동안에만 전월 월간 순유출 규모에 맞먹는 자금이 흘러나간 셈이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해 기록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펀드의 자금 이탈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8252억원. 이미 전월의 유출 규모 4519억원을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해외펀드에선 2185억원이 이탈했다.

펀드별로 보면 국내펀드 중에선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3(주식)'이 연초 이후 가장 많은 3288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솔로몬주식 1'과 '미래에셋인디펜던스증권투자신탁K- 2(주식)'에서도 2000억원 이상이 순유출됐다.

반면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주식)'엔 올해 들어 5712억원이 순유입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와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에도 3000억원 이상이 들어왔다.

해외펀드 중에선 '슈로더브릭스증권자투자신탁A- 1(주식)'에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3119억원이 빠져나갔다. '슈로더브릭스증권자투자신탁E(주식)',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에서 2630억원, 1726억원이 각각 순유출됐다.

◇ 변동장세·상품 다양화가 원인

최근 국내펀드 자금 이탈은 100포인트 이상 빠졌던 지수가 단기간에 전고점을 넘어서는 '급락 후 급등' 장세가 연출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급락과 반등을 거치면서 투자자들의 변동성에 대한 불안감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펀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급락 후 반등'을 경험한 후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증시 전망에도 불구,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여전해 펀드 가입을 꺼리는 데다 단기 반등을 틈타 차익 실현에 나서는 환매 수요도 늘고 있다는 평가다.

자문형랩, 헤지펀드, 원자재 ETF, 금융공학상품 등 투자 상품이 다양해진 것도 펀드 자금 이탈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은행, 증권 등 판매사들이 신규 고객이나 펀드 환매 고객에게 펀드가 아닌 다른 형태의 상품을 권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판매사들이 다른 상품을 추천하면서 자연스레 펀드를 찾는 고객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초까지 이어진 자문형랩의 돌풍이 펀드 환매를 부추긴 것처럼 헤지펀드 관련 상품이 본격 출시되면 펀드 수요가 재차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계웅 팀장은 이와 관련, "새로운 구조의 상품들이 등장하면 고객들의 시선도 분산되기 마련"이라며 "신상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마무리될 때까진 펀드 자금 유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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