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펀드는 밀어줘도 랩은 못 밀어줘"

"계열사 펀드는 밀어줘도 랩은 못 밀어줘"

권화순 기자
2011.04.06 14:21

증권 계열사 둔 운용사, 랩에선 '찬밥'···"수익률이 최우선"

펀드가 '주특기'인 자산운용사들이 '부업'인 자문형 랩 시장에 호기롭게 뛰어 들었지만 반년가까이 제대로 된 성과를 못 내고 있다.

펀드는 계열 증권사 판매 비중이 50%를 넘을 정도로 '밀어주기'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지만 랩 시장에선 측면지원을 아예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문사와 운용사간 수익률 경쟁이 치열한 탓이다.

6일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부터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자문형 랩 상품 운용에 대해 자문을 해주고 있다.

삼성운용 랩 계약 잔고는 삼성증권이 약 220억원, 우리투자증권이 80억원 규모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자문형 랩 총 계약 잔고(3월 말 현재)가 각각 3조50억원, 1조48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케이원·브레인투자자문 등 총 34개 자문사·운용사 연계 자문형 랩을 팔고 있다. 이 가운데 운용사는 삼성운용을 비롯해 GS·KTB·유리·산은·한국·한국밸류·하나UBS 등 다수지만 계약잔고 규모는 크지 않다.

특히 계열사인 삼성운용은 자문형 랩에 있어서만큼은 '찬밥' 신세다. 삼성증권이 판매한 펀드 중 삼성운용 상품 비중이 56.64%(2월 28일 기준)라는 것과 비교하면그야말로 극과 극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 증권사들이 펀드처럼 랩도 팔아주기 은근히 바라는 마음이 없진 않겠지만 랩 시장 후발 주자다보니 자문사와 완전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라고 귀띔했다.

최근 삼성운용은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인 마이에셋운용 한상수 상무를 영입하고 랩 운용팀을 본부로 격상시켰다. 인력도 충원해 본격적인 '대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랩 홀로서기'는 대우증권을 계열사로 둔 산은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산은운용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 자문을 해 주고 있다. 스팟랩, 중소형주랩, 일반랩 등 총 6개 팔고 있는데, 스팟랩은 10% 수익률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양호한 수익률에도 불구, 정작 대우증권과는 연계하지 않았다. 대우증권의 자문형 랩 계약 잔고는 6070억원(3월말 기준)으로 약 13개 자문사·운용사에 자문하고 있다. 운용사 랩은 하나UBS운용과 트러스톤운용 두 군데밖에 없다.

산은운용 랩을 내놓지 않는 이유는 산은금융지주 소속이기 때문. 같은 지주사 소속인 경우 랩 자문을 하려면 금감원에 사전신고 해야 한다. 인가 기간도 1개월이 넘을 정도로 까다롭다보니 활성화되기 쉽잖다.

오히려 계열사 없는 운용사가 랩 '강자'로 꼽힌다. GS자산운용이 그렇다. 이 운용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3곳에 자문 해주고 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각각 4개씩, 계약잔고는 900억원, 600억원 수준이다. GS운용은 지난 2008년 설립 이래 30개 내외 종목에만 압축 투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랩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GS운용 관계자는 "공모 펀드를 팔면 보수가 1.5% 내외인데 랩은 2% 내외로 수수료가 높다보니 증권사가 보다 엄격한 잣대로 자문사를 택한다"면서 "계열사라고 해도 수익률 게임에서 밀리면 따로 특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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