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시 파고드는 음란물

[기자수첩]증시 파고드는 음란물

김건우 기자
2011.05.18 15:23

오는 25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KMH는 방송 송출과 채널 서비스 사업을 한다.

이회사의 자회사 엠앤씨넷미디어는 유료 성인채널 '미드나잇'을 운영한다. KMH에 따르면 '미드나잇'은 월 시청료 6500원으로 가입자가 30만명에 달한다.

KMH는 지난해 3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유료성인방송채널의 적정성 등의 문제로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이에 물적 분할 형식으로 성인채널을 분리해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연결실적에는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사실상 성인콘텐츠의 증시진출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거래소가 사업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것만으로 승인 판정을 내려준건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성인콘텐츠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웹하드 업체도 증시 입성을 기다리고 있다.

클루넷은 매출채권 회수를 위해 넷퓨어로부터 웹하드 업체 '짱파일' 인수를 추진 중이다. '짱파일'은 작년 말 기준 회원수가 300만명이고, 연간 매출액은 80억원에 달한다.

대부분의 웹하드 업체들은 불법 성인콘텐츠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저작권 단속이 강화되면서 주요 수입원이 성인 콘텐츠로 변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야동'이나 포르노 음란물은 그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아니다. '짱파일'의 정확한 매출구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른 웹하드 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비슷한 웹하드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30~50%에 달한다는 점에서 '짱파일'의 인수가 영업이익에 큰 기여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상장돼 있는CJ CGV(4,935원 ▲50 +1.02%)도 에로영화 '옥보단 3D' 수혜가 부각되고 있다. 최초로 에로영화를 3D로 볼 수 있다는 입소문에 지난 16일까지 7억 5622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옥보단 3D'를 시작으로 3D 영화의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 E&M이나 미디어플렉스와 같은 영화 배급사들도 비슷한 장르의 작품을 배급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증시에서 성인 콘텐츠는 금기에 가까웠다.

KTH, 나우콤 등 상장사들도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했지만 점차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자칫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다는 구설수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인콘텐츠를 수익원으로 하는 상장사들이 다시 야금야금 증시에 발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이들 업체들이 성인 콘텐츠를 주 사업으로 하지 않지만 영업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포르노 유통이 합법인 미국에는 성인잡지 플레이보이를 발간하는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가 상장됐었고, 일본도 성인영화 제작업체가 상장돼 있다.

하지만 '선진국 증시'가 꼭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는 없다.

성인콘텐츠 수익이 불법은 아니더라도 도덕적인 논란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다.

'야동'을 몰래 몰래 다운받아 보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섹스 콘텐츠'가 대한민국을 뒤덮을수록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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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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