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신워킹푸어 탈출법/ 몸값 올리기
제법 잘 빼입고 가끔 호기도 부리지만 매달 카드사에서 날아오는 고지서에 벌벌 떠는 게 대다수 직장인의 일상이다. 수입은 제자리걸음인데 비해 물가는 꾸준히 상승해 지출비용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이 이유다. 그러다보니 저축액은 0으로 수렴하고 반대로 대출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구입을 했던 이들도 일해 봐야 현상 유지도 힘든 ‘신워킹푸어’다.
마침 5월25일 한국은행은 3월 말 기준 가계부채가 800조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은행산업 위기요인으로 가계부채비율 증가를 꼬집을 정도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1분기 증가액은 6조원으로 지난분기 25조3000억원에 비하면 상승폭은 크지 않다. 연말 연초 상여금이나 보너스로 대출금을 갚은 가구가 많아서다. 목돈이 들어오면 그대로 은행으로 인출되는 상황을 두고 ‘내 통장은 간이역’이라는 채무자의 자조도 새어나온다.
결국 가계부채를 청산하고 걱정 없는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수입을 늘리는 길이 유일하다. 수입을 늘리는 방법은 몇가지 있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금융이나 부동산 투자다. 하지만 손실 부담이 크다. 반면 연봉 협상을 잘 하거나 또 다른 일거리를 찾는다면 손실 없이 수입을 늘릴 수 있다. 직장인의 몸값 올리기 방법을 찾아봤다.

◆이직 준비물은 ‘체크리스트’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다. 한 취업포털에서 이직 경험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한 결과 평균 이직 횟수는 3.2회다. 이들은 이직 시 평균 281만원의 연봉을 올렸다. 철저한 경력관리와 이직을 통해 몸값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직이 꼭 연봉을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봉 외 각종 지원금이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회사 비전 역시 따져봐야 한다. 전망이 나쁜 회사에 몸을 담궜다가 경력관리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단순히 돈을 쫓아 일자리를 옮기다가 업계에서 평판도 잃고 소득도 줄어드는 상황도 벌어지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 것이 이직이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이직을 위해 이직 시 얻을 것과 잃을 것을 정리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특히 각종 복리후생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회사에서 주택자금이나 학자금, 의료비 등이 지원되는지도 챙겨봐야 할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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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길 회사의 평판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접적으로 인사담당자에게 묻기보다는 인맥을 활용해 회사에 재직 중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편이 낫다. 신문기사를 통해 회사의 정보와 시장상황, 경쟁사와의 관계 등을 체크해 보자.
인사이동이나 연봉협상 시점을 미리 파악하면 입사한 지 몇달 만에 연봉협상을 다시 하는 경우도 있다. 현 직장에서 승진이나 연봉협상을 앞두고 있다면 이직 시점을 미루는 편이 현명하다. 전 직장의 연봉이나 직위, 직책, 직급 등이 이직하는 직장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직위 등에 대한 고려도 이직 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권한이 없는 자리를 돈에 이끌려 움직였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직위나 직책의 변화 없이 잦은 이직을 하는 직원은 인사권자가 선호하지 않는 유형이다. 급여가 적더라도 직위 등에 무게를 두는 수직이동전략이 오히려 만족스러울 수 있다.
◆연봉협상엔 객관화된 데이터 필수
연봉제는 업무성과에 따라 연단위 기준으로 급여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많은 기업들이 선호하는 급여체계다. 연봉제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에게 연봉협상은 그만큼 몸값 올리기의 기초가 되는 자리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연봉을 높이기 위해 어떤 것이 준비되야 할까?
전문가들은 연봉협상의 기본으로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할 객관화된 데이터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았던 내용을 평소 충실히 기록해 놓자. 협상 과정에서 한층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반면 협상 테이블에서 ‘지난해 회사 매출이 늘었지 않았느냐’라든가 ‘다른 사람에 비해 내가 못한 것이 무엇이냐’고 따지는 것은 결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조직과의 융화도 연봉협상에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연봉 결정자는 직원 주변 평가를 통해서도 협상 대상자의 연봉을 고민한다. 평판 좋은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반면 조직 융화보다 개인적 성과에 집작한다면 사람도 잃고 돈도 잃을 가능성이 높다. 헤드헌터들이 연봉에 집착하다 감정이 상해 회사를 떠나는 직장인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 이유도 집착에서 비롯된 결과다.
대신 경쟁사 등 더 좋은 대우를 제시하는 곳이 있다면 솔직하게 전달하는 편이 낫다. 협상 대상자는 주변 정보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지 못할 때도 있다.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가 얼마인지 제시하고 그들이 자신의 가치를 어떤 부분에서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 설명하자. 협상 테이블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조리 있게 편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

◆본업을 위협하는 세컨드 잡
“회사에서 죽어라 일하지 않습니다. 단순 업무를 하시는 분이라면 부업을 고민해 보세요”
한 재테크 온라인 카페 인기글 중 하나다. 자신을 생산직 노동자라고 설명한 누리꾼 A씨는 월급은 230만원이지만 인터넷 부업으로 매달 100만원의 과외 수입이 있다면서 직장인들의 수입 한계는 세컨드 잡에서 풀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누리꾼은 적자인생 탈출을 위한 ‘개념글’이라며 그의 성공 스토리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이외에도 수익형 부동산 투자 등으로 매달 100만원 정도의 수입을 더 벌어들이고 있다. A씨가 투잡족으로 성공한 데에는 업무 특성이 단순했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 노무직이라 일하면서도 두 번째 일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면서 “두번째 일 역시 인맥관리가 우선시 되는 영업직이다”고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었던 배경을 털어놨다.
실제 투잡에 나서는 이들의 수는 상당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09년 조사한 자료를 보면 부업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이 18.2%나 됐다. 직장인 5명 중 1명은 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현대인들의 직업인식이 자아실현이나 사회적 역할 같은 전통적인 직업관보다는 소득의 원천으로서의 의미가 더 강조되고 있다”면서 “부업을 고를 때 단기적인 수입증대만을 고려하다보면 역효과가 날 수 있는 만큼 건강이나 생활리듬, 흥미와 적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