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현지시간)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유럽 부채위기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날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 정상들의 긴급 회동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단기적인 위기 탈출의 해법인 재정긴축안을 이날까지 의회에서 통과시키기로 결의했다.
또 유럽 은행감독청(EBA)은 이날 유럽연합(EU) 91개 주요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재정건전성 진단) 결과를 발표한다.
로이터와 AFP,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외신들은 12일(현지시간) 확정되진 않았지만 오는 15일 브뤼셀에서 유로존 17개국 정상회의가 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호세 루이스 자파테로 스페인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정상회의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브뤼셀의 EU 관계자들은 로이터와 AFP 등과 인터뷰에서 유로존 정상들이 15일 긴급 회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로존 정상, 그리스 부분적 디폴트 논의?
유로존 정상회의는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의 논의 내용을 점검하고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안의 구체적인 윤곽을 합의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유로존 정상회의에서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심도 깊게 논의된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 수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끝난 뒤 로이터와 FT 등은 일제히 유로존이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 허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FT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반대 수위를 낮췄다"고 전했다. 또 "이는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에 민간 채권자들도 참여해야 한다는 독일과 네덜란드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롬푀이 상임의장이 유로존 정상회의를 제안한 것도 유로존 재무장관들 사이에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에 대한 반대가 상당 부분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회의 후에 "핵심은 그리스 채무의 지속 가능성이 개선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민간 부문의 구제금융 참여는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獨, 부분적 디폴트 관철시키고 EFSF 양보한 듯
그간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는 그리스에 대한 새로운 구제금융 프로그램에는 민간 금융회사가 상당 비중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민간 금융회사의 고통 분담이 있어야 추가적인 그리스 지원에 대해 각국 내에서 정치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나머지 유로존 회원국들은 디폴트로 간주돼 신용부도스왑(CDS)이 지불되는 '신용 사건(credit event)'이나 '부분적 디폴트'는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워왔다. 이는 지난달말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재무장관 회의 때는 분명한 우선순위로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 재무장관 회의 후에 발표된 성명서에서는 ECB가 어떤 형태의 '신용 사건'이나 '부분적 디폴트'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문구만 포함됐을 뿐 유로존 회원국의 입장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FT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후 발표된 성명서에 독일이 반대해온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탄력성 확대와 채무 이자 인하, 만기 연장 등이 포함된데 대해 독일이 부분적 디폴트 주장을 관철시킨 대가로 양보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FSF의 탄력성 확대란 EFSF를 활용해 위기에 빠진 국가의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직접 매수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이날 회의 후 처음으로 부분적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부분적 디폴트는 실제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신용평가사들의) 평가일 뿐"이라고 말했다.
◆ECB, 룩셈부르크는 부분적 디폴트 여전히 반대
다만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의 수용과 관련해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FT는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모임) 의장이 신용평가사들 사이에 부분적 디폴트로 간주되는 민간 채권자들의 구제금융 참여를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융커 의장이 총리로 있는 룩셈부르크의 뤽 프리덴 재무장관도 회의 후에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의 일부로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를 허용하는 방안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 융커 의장 겸 총리와 입장을 같이 했다.
이 때문에 로이터는 유로존의 비상 정상회의가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 수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로이터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의 채무를 줄이고 위기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그리스의 일부 디폴트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이와 관련, 유로존 비상 정상회의가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탈리아 여야는 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해 유로존 정상회의가 열리는 15일까지 재정긴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재정긴축안은 향후 3년간 재정적자를 대폭 감축해 균형재정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또 15일에는 EBA의 EU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공개된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에 대해서는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