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 '쌍방고소' 무슨일이…
'한 네트워크 치과병원과 치과의사협회 및 회원사'간 논란이 쌍방 고소로 이어지면서 분란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치과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논란은 1개의 네트워크병원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국망을 확대하자 위협을 느낀 전국 치과병원과 치과의원들이 반격하면서 시작됐다.
2010년 기준 전국의 치과병원은 191개, 치과의원은 1만4681개이며, 이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유디치과네트워크(대표원장 김종훈)는 전국에 119개의 치과의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가격파괴 병원'은 의료계의 말썽꾼인가."
의료계에서 가격할인 정책을 들고 나오는 개인병원은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공적이 되곤한다.
최근 치과의사협회가 네트워크치과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척결'운동을 벌이고 있다. 네트워크치과가 기존 치과병원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비현실적 가격'을 받기 때문이다.
치과의사협회는 네트워크치과를 '시장 교란범'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네트워크 치과 측은 암묵적으로 통용되던 '치료비 카르텔'을 깬 데 대한 응징이라는 반응이다.
치협이 밝힌 네트워크치과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 △1명의 치과의사가 여러 개 치과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 △과잉·부실진료를 일삼는다 △무료스케일링이나 저가진료로 환자를 유인한다는 것이다.
치과협회의 이같은 지적은 아직까지 법률적으로 위법 판결을 받은 적은 없다. 1명의 치과의사가 여러 개 치과를 소유하는 문제는 지난 5월 검찰에 고발됐지만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 검찰은 자본참여와 경영관리만 하고 직접 가서 진료하지 않았다면 합법이라는 2003년 대법원 판례를 따랐다.
과잉·부실진료 혐의는 사실로 판명날 경우 비난이나 처벌대상이 된다. 그러나 아직 '설'만 난무할 뿐 해당 치과의원이 소비자들에 의해 보건당국이나 사법당국에 신고된 사례가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무료스케일링이나 저가진료를 싫어할 리 없다. 이때문에 네트워크 치과는 급속히 확장되고 있고 일반치과들은 '위기감'에 휩싸여있다. 일반 치과의사들이 똘똘 뭉쳐 네트워크치과 타도를 외치고 있는 이유다.
치과 외에도 의료계에선 가격파괴나 가격담합 때문에 갈등이 빈번히 일어난다. 지난 1월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공공의료기관인 가족보건의원이 소아폐구균백신과 장염백신을 시중가격(10만~15만원)보다 30%가량 싸게 접종했다가 의사단체의 항의를 받았다.
독자들의 PICK!
'갑'인 의사단체는 '을'인 제약사에 대해 가족보건의원에 물량공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제약업체들은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의료기관들에는 공급부족현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던 점을 볼때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지난 2월에는 의사단체가 자궁경부암백신을 대학가 등에서 시중가격보다 회당 5만~10만원가량 싸게 '단체접종'하는 의료기관에 백신물량을 공급하지 말라고 제약사에 요청한 일도 있다.
총 3회 접종해야 하는 자궁경부암백신은 회당 15만~20만원의 고가 약이다. 당시 의사들은 "단체접종할 경우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항의했다. 그리고 바로 제약사의 공급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009년에는 150만~200만원선이던 라식수술 가격을 90만원대로 낮춘 안과의사가 안과의사회에서 영구 제명되기도 했다. e메일을 통해 낮게 책정한 시술가를 광고하는 등 환자를 불법적으로 유인·알선했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인터넷과 신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의료광고가 쏟아지던 상황인 만큼 단순히 광고만이 문제가 됐다고 보긴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치과계는 임플란트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치료비 등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전례가 있다. 기업이 아닌 의료기관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이다.
공정위는 2008년 8월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금니나 임플란트·스케일링·교정·틀니 치료비를 '회칙'으로 규정하고 담합했다는 이유로 치협 광주·전남·목포·순천·여수·전주분회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4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09년 6월에는 치협 포항분회가 치료비를 정한 후 소속 치과의사들에게 따르도록 해 시정명령과 49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치과기공소를 치과의원 7곳당 1개로 제한하고 포항지역에서 치과의사의 광고행위를 금지하기도 했다. 치과의사간 경쟁을 '원천차단'한 셈이다.
이번 치과계의 논란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났던 가격 파괴자에 대한 응징으로 끝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