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심리' 먹고 뛰는 식품값

'불안심리' 먹고 뛰는 식품값

문혜원 기자
2011.11.26 09:23

[머니위크 커버]반값 열풍 속, 프리미엄 전쟁 벌이는 식품업계

'반값상품 전성시대' 속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는 업종이 있다. 바로 식품업계다. 식품업계는 유기농 제품을 선보이거나 몸에 좋은 다양한 성분을 첨가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고 일반 상품과 차별화를 꾀하는 추세가 강하다.

먹거리인 만큼 저가 전략보다는 '재료 하나하나에 신경썼다'는 것을 강조하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브랜드 전략을 펴는 것이다. 특히 공산 식품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프리미엄 상품은 장류부터 라면, 햄류 등에 대거 포진해 있다.

하지만 식품회사들은 '프리미엄'이란 용어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다. 소비자와 친숙해야 할 자사의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반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류승희 기자

◆커피믹스, 프리미엄 경쟁도 '치열'

커피 시장에서는 업계 1위의동서(28,750원 ▲100 +0.35%)식품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동서식품의 커피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점하는 것은 역시 '모카골드'다. 동서식품은 '잘 팔리는' 모카골드나 오리지널 외에도 '아라비카 100', '웰빙 1/2칼로리 커피믹스' 등을 출시했다. 커피 부문에서 아라비카의 점유율은 8~10% 정도. 점유율이 70% 이상인 모카골드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상품 다양화에 의미를 뒀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모카골드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진한 맛을 찾는 소수의 고객이 있었다"며 "이들을 겨냥한 게 아라비카 100"이라고 말했다. 아라비카 100은 일반 모카골드보다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 원두를 100% 사용해 일반 커피보다 등급을 높였다. 가격 역시 20개 들이 기준 3950원(권장소비자가)으로 3500원인 오리지널이나 모카골드보다 450원 비싸다.

최근 출시된 카누는 원두커피 수요를 위해 개발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원두커피는 한국시장에서 한계가 있었다"며 "따라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웠다"고 말했다.

업계 2위인남양유업(52,500원 ▲1,500 +2.94%)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프리미엄급 커피인 아라비카의 판매량이 높은 편이다. 점유율은 일반 카페믹스와 아라비카 카페믹스가 6대 4 정도다.

사진=류승희 기자

◆햄, 라면 '불량식품' 이미지 벗으려 안간힘

햄과 라면은 조리가 간편하고 맛이 있지만 제조과정에서 식품첨가물이 많아 '자녀에게 주기 꺼려지는 식품'으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 특히 햄에 주로 첨가되는 합성아질산나트륨이 몸에 좋지 않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햄 시장이 위축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합성 첨가물을 빼고 돈육의 질을 높인 햄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롯데햄은 대대적인 상품 리뉴얼을 단행했다. 골드라벨로 출시되는 상품은 100% 국산 돈육을 씀과 동시에 지역 상품을 첨가해 햄의 질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햄 시장에서 롯데햄의 '의성마늘햄'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CJ제일제당(222,500원 ▼8,000 -3.47%)은 '더 건강한 햄'으로 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상품은 합성아질산나트륨과 합성착향료, 합성보존료, 에리쏘르빈산나트륨, 전분 등 햄에 많이 들어가는 5가지 첨가물을 빼고 햄 고유의 맛과 색은 유지했다.

'더 건강한 햄'은 출시 첫해인 지난해 연간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3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신제품 매출은 보통 월 1억~2억원 내외이거나 많아 봤자 3억원을 넘기기 힘들지만, '더 건강한 햄'은 출시 초반 월평균 1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꾸준하게 월평균 30억원 이상을 기록하다 하반기 들어 매월 50억원 이상으로 매출이 껑충 뛰었다.

대상(23,350원 ▲300 +1.3%)은 '우리팜 아이사랑'을 내놨다. 100% 무항생제 국산 돼지고기를 표방한 이 제품은 가격이 일반 햄보다 20%가량 비싸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소비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라면시장에서는 최근농심(450,500원 ▼2,000 -0.44%)이 프리미엄 라면으로 출시한 '쌀국수 짬뽕'이 눈길을 끈다. '쌀국수 짬뽕'은 쌀을 주 원료로 하며 면발을 튀기지 않아 다른 라면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농심 관계자는 쌀면이 시장 초기인 것에 비해 선전한 편이라고 말한다. 출시 한달 만에 200만개를 돌파해 약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개당 가격은 2000원(권장소비자가)으로 신라면(760원)의 3배 가까이 된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의 '나가사키 짬뽕'이나 야쿠르트의 '꼬꼬면'보다도 1000원이 비싸다.

농심 관계자는 "특별히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것보다는 기존 제품보다 나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서 노력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중 적어도 미래 보며 투자

식품업계 라이벌인 CJ제일제당과 대상은 프리미엄 브랜드 식품으로 다시 한번 맞붙었다. CJ제일제당은 '프레시안', 대상은 '오푸드'란 이름의 브랜드를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7월 신선식품 브랜드군인 '프레시안'을 론칭했다. 냉장햄류, 냉장수프, 포장샐러드, 냉장드레싱, 두부, 어묵, 정육, 만두, 기타 냉동식품 등 총 250여 개에 달하는 식품군을 아우르며 프리미엄을 지향한다.

대상이 2004년 선보인 '오푸드'는 유기농전문 브랜드로 일반 식품과 차별화를 꾀한다. 오푸드 제품은 케찹, 마요네즈, 밀가루, 쨈류, 황설탕, 흑설탕, 식초, 소면, 돈까스 소스, 갈비양념 등이 있다. 이 제품군은 일반 제품보다 30%가량 비싸다. 지난해에는 총 매출액 1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상 전체 매출액의 1.8%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대상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라며 "현재는 매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이 물가 인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허경옥 성신여자대학교 가족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3~5년 사이 출시되는 프리미엄 제품은 마진율을 높이고 파급효과가 커서 기업 경영에 도움을 준다"며 "정부,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 단체 등이 식품 가격을 주시하며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식품에 가격 저항감이 있어 프리미엄 전략에 실패하기도 한다"며 "소비문화에서 라면은 싸야한다는 인식 때문에 장벽을 뚫기 쉽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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