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왕 박태준, 그가 남긴 인연들

철강왕 박태준, 그가 남긴 인연들

반준환 기자
2011.12.13 19:18

'철강왕' 박태준포스코(347,500원 ▲6,500 +1.91%)명예회장이 이승에 남기고 간 인연은 그가 만들어낸 쇳물처럼 방대했고, 역동적이었던 삶 만큼이나 뜨거웠다. 한국 산업발전의 역사처럼 감동적인 사연도 많다.

포스코가 세계최대 철강기업으로 우뚝 서는데는 박 명예회장의 이런 인연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 철강왕의 인맥은 정치권과 재계는 물론 해외로도 뻗어 있었다.

박 명예회장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게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다. 둘은 육군사관학교에서 스승과 제자로 처음 만났는데, 당시 탄도학을 가르치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은 박태준의 재능과 열정을 무척 아꼈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단순한 '사제지간'을 넘어 운명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됐다. 5·16 군사혁명을 준비하던 박 전 대통령이 박 명예회장을 불러 “임자는 참여하지 말고, 일이 잘못되면 내 식구들이나 돌봐달라”고 부탁했다. 두 사람의 신뢰가 얼마나 깊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군사혁명으로 권좌에 오른 박 전 대통령은 이후 그를 따로 불러 국가경제 재건방안을 논의했는데, 이게 ‘종합제철소’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됐다. 이후에도 박 명예회장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들과 다양한 인연을 맺었다.

정책산업으로 진행됐던 제철소 확장과 신규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외교, 통상, 재무 등 정부를 비롯해 국내외 기업과 교류한 것도 방대한 인맥이 형성된 배경이다. 금융권에서는 한일은행(현 우리은행)의 하진수 전 행장과 각별한 관계가 있었다.

박 회장은 제철소에 세울 사원주택과 관련해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부동산 투기부터 하느냐"는 오해를 받았고, 이 때문에 건설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 안팎의 비난을 무릅쓰고 박 회장을 도와준게 하 전 행장이었다. 이 때 만들어진 인연으로 우리은행은 포스코의 주거래은행이 됐고, 이런 관계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인맥도 빠질 수 없다. 박 회장은 이토추 상사 회장에 오른 고(故) 세지마 류조를 비롯해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총리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고, 포스코 회장에서 물러난 후에도 종종 일본을 찾았다. 이들은 한국이 일본에서 경제협력자금 40억 달러를 받아 제철소를 짓는데 큰 도움을 준 인물이다.

세지마 회장은 나카소네 전 총리를 전두환 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줬고, 박 회장에게 단계별 산업발전에 대한 아이디어도 줬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인맥도 박 회장에게 크고 작은 도움이 됐다. 특히 일본 철강업계와 교류가 많았다.

박 회장은 미타라이 후지오 게이단렌 명예회장(캐논 회장)을 비롯해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자동차 전 회장, 이마이 다카시 신일본제철 명예회장, 야마구치 노부오 아사히화학 회장 등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거물들과 인연을 유지해왔다.

국내에선 대부분 재계총수와 좋은 관계를 맺어왔는데, 특히 와세다대 인맥과는 절친했다. 대표적 인물로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이동찬코오롱(61,800원 ▼1,000 -1.59%)명예회장, 지난해 타계한 김상홍삼양사(66,100원 ▲900 +1.38%)명예회장, 조석래효성(138,000원 ▲6,800 +5.18%)회장 등이 있다.

정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유종근 전 전북지사, 고 김윤환 민자당 대표, 한덕수 주미대사, 강봉균 민주당 의원, 고 신현확 국무총리 등과 인연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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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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