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결정적으로 이끈 어구다. 빌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를 통해 당시 현직 대통령인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를 누르고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공화당은 그해 선거전에서 수많은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며 민주당 후보를 공격했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유권자들은 이 한 마디에 마음이 움직였고 클린턴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임진년인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우리 정치권도 벌써부터 각종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뚜렷하게 부각되는 이슈는 '대기업 때리기'다.
노조의 불법파업에도 정치권에서는 경영자의 양보를 요구했고, '동반성장'을 이유로 대기업은 사업 철수 요구까지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기업엔 '나쁜 기업'이란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정치인들과 젊은이들이 소통하는 자리에서 청년실업문제의 근본 원인을 대기업으로 돌리면서 대기업은 '공공의 적'이 된 분위기다. 일부 대기업은 해외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에 연말에 보너스를 지급했지만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대한상공회의소가 25일 발표한 일자리 통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500대 기업은 내년 채용을 줄인 반면 최상위 30개사는 오히려 채용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때리기'가 일자리를 만들어주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적어도 정치권이 집중해야 할 것은 화풀이 대상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아닐까.
일자리를 어떻게 늘릴 것인지는 여러 해답이 나와 있다. 상당수 전문가는 고용창출 효과가 한계에 다다른 제조업보다 서비스업 육성을 주문하고 있다. 내년에 세계 경기불황을 넘기 위해서는 내수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는 "문제는 일자리야, 바보야"라는 화두를 정치권에서 꺼내야할 때다. 젊은이들의 표심을 잡고 싶다면 말이다. 적어도 이 땅의 수많은 취업준비생과 이를 애타게 바라보는 부모들이 그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