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잘못 튄 동네 빵집 불똥에 스타벅스 웃다

[뉴스&팩트]잘못 튄 동네 빵집 불똥에 스타벅스 웃다

강기택 기자
2012.01.31 16:44

'동네 빵집' 논란 끝에 삼성그룹이 커피 베이커리 사업인 아티제 사업에서 전면적인 철수를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은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다는 점에서 사내매점 '오젠' 브랜드를 내리고 직영으로 전환키로 했다.

'재벌이 동네 상권까지 손 댄다'는 국민정서에 기댄 '마녀사냥' 분위기로 인해 떠 밀리듯 의사결정을 했지만 두 그룹 모두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

예컨대 삼성그룹의 경우 아티제는 호텔, 삼성사옥, 삼성서울병원 등 주로 삼성 관련 건물에 입점하는 형태였다.

지난해 3월 오픈한 청계광장점 등 일부 매장의 경우도 골목상권이 아니라 시내 중심지의 오피스빌딩이어서 경쟁상대가 동네 커피숍이나 빵집이 아니었다.

오히려 2004년 아티제가 첫선을 보일 때부터 한국식 커피숍과 빵집들을 대체하던 스타벅스, 커피빈 등 외국계 커피전문점 브랜드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했다.

당시만 해도 스타벅스는 부동의 1위를 지키며 커피 전문점 시장을 지배했던 강자였다.

신세계가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스타벅스 브랜드를 들여와 자영업자 위주의 커피전문점 시장을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바꾸며 평정했던 것.

이 같은 프리미엄 커피전문점이라는 개념의 시장이 열리자 아티제가 후발주자로 진입했고 이후 2008년 할리스를 시작으로 카페베네 등 토종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따라 갔다.

그러나 아티제의 성장은 더뎠다. 지난해 매출규모가 241억원으로 스타벅스의 1/10에 불과해 동네 상권을 위협할 정도와는 거리가 있었다.

반면 신세계와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 50%씩 투자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01년 매출 252억원, 영업익 21억원에서 2010년 매출 2421억원, 영업익 225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커피숍 몰락과 커피전문점 시장 개편의 원인제공을 했던 신세계의 스타벅스가 거의 부각되지 않은 가운데 아티제가 뭇매를 맞은 것은 삼성의 상징성 때문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오젠 역시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동네상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단 2개의 매점이었고 그것도 자회사인 해비치리조트와 본사에 둔 매장이었는데 도매금으로 매도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며 최근 삼성그룹과 맞먹을 정도로 그룹에 대한 주목도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룹의 표정에선 답답함이 읽힌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일감 몰아주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며 삼성그룹이 포기한 MRO업체 아이마켓코리아다.

오너 지분이 전혀 없는데도 삼성그룹은 매각을 결정했지만 경쟁관계인 모 대기업은 오너들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자회사 형태로 MRO업체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상징성 때문에 대기업 때리기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어 두 그룹은 더욱 “억울한데…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고…"라는 말을 깊이 감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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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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