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차단, 삼성-LG전자 미묘한 입장 차이 왜?

인터넷 차단, 삼성-LG전자 미묘한 입장 차이 왜?

서명훈 기자, 김태은
2012.02.09 16:20

(종합)LG전자, 계열사 LG유플러스 눈치… 3D TV에 주력 실보다 득 판단

KT가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하자삼성전자(200,500원 ▼8,000 -3.84%)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TV 제조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T에 이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스마트TV 접속제한에 동참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스마트TV의 핵심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연결이 필수적이어서 스마트TV 판매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스마트TV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이에는 미묘한 입장 차이가 느껴진다. LG전자의 경우 계열사인 LG유플러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최신형 스마트TV 제품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판매에도 악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TV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여가려던 전략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 삼성·LG전자 ‘당혹’… 소비자도 ‘분통’

삼성전자 관계자는 9일 "통신망 사용을 논의하기 위해 현재 별도 협의체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KT가 일방적으로 제한 조치를 발표해 당황스럽다"며 "스마트TV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을 통해 KT가 인터넷 접속을 제한한 근거로 내세운 과도한 트래픽 유발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TV의 데이터 사용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며 "소비자 누구나 차별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LG전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터넷이 생활필수품이 된 현재 상황에서 인터넷망 역시 전파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공공재"라며 "협의체를 통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곧바로 실력행사에 들어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KT의 갑작스러운 조치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이다. 누리꾼들은 ‘올레TV를 더 많이 팔겠다는 속셈 아니냐’거나 ‘나중에 애플TV 나왔을 때도 이런 요구를 할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 삼성전자, LG전자 미묘한 입장차이 왜?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입장에는 미묘한 차이가 느껴진다. 특히 오는 10일로 예정된 차단조치가 삼성 스마트TV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입장차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반면 LG전자는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TV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스마트 TV 생태계 발전에 노력할 것이며 콘텐츠 사업자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LG전자가 다소 유보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은 계열사인 LG유플러스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V제조업체들이 망 이용료를 부담하게 되면 LG전자에게는 불리하지만 계열사인 LG유플러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통신사업을 하지 않는 삼성전자에 비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판매전략 역시 미묘한 입장차이의 원인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TV를 ‘스마트TV’로 강조하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3D TV’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3D가 스마트TV의 한 기능으로 여기는 반면 LG전자는 TV의 인터넷 연결기능을 3D TV의 기능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게 될 경우 LG전자에 비해 삼성전자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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