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본사를 둔 위스키 업체 디아지오코리아는 오는 13일부터 윈저 위스키 12년산과 17년산을 각각 약 6%씩 인상키로 했다. 회사 측이 설명한 인상 배경은 유가급등에 따른 '물류비 압박'. 위스키 원액을 100% 수입해 쓰다 보니 물류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국내 유통 비용도 이전보다 한결 늘었다는 이유다.
그러나 디아지오코리아는 물류비를 제외한 원가 인상 요인에 대해서는 설명을 꺼렸다. 이미 10년 전부터 숙성시킨 위스키 원액이 최근 농산물 가격 인상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지난해 7월 한-EU FTA 발효로 유럽산 위스키는 관세 철폐(매년 5%)에 따른 가격 인하 수혜도 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디아지오코리아는 위스키 값을 내린 적은 없다.
국내 한 식품업체의 '2011년 사업보고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식품업계가 왜 가격인상에 그토록 목말라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업체가 수입하는 원당 가격은 2010년만해도 톤당 60만2000원이었다. 반면 지난해 원당 가격은 톤당 73만8000원으로 23% 올랐다. 원맥 가격도 2010년에는 톤당 33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4만2000원으로 34% 뛰었다. 대두와 옥수수도 지난해 평균 가격이 전년대비 각각 18%, 30% 올랐다.
이들 원재료 가격은 제품 가격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이 업체의 경우 구입비용은 리터당 평균 1510원으로 전년대비 18% 올랐다. 이 업체의 지난해 소재 식품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7%나 감소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원액 100%를 수입하는 디아지오코리아의 최근 위스키 가격 인상 계획이 명분이 약해보이는 대목이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식품업체들은 5~6%에 그친다.
또 위스키가격인상이 관철되면 국산 맥주는 안되고 유럽산 위스키는 되느냐는 '역차별' 논란도 나올게 뻔하다. 정부 눈치를 보느라 국내 기업들은 쩔쩔매고 있을 때, 외국계 기업들은 소신 있게 가격 인상에 나서며 자기 이익을 지키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 국산 맥주업체는 맥주 값을 9% 인상하려다 국세청과의 협의 과정에서 이를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