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사태때마다.." SPC그룹 이참에 이름도 바꿔?

"저축銀 사태때마다.." SPC그룹 이참에 이름도 바꿔?

원종태 기자
2012.05.14 05:18

식품기업 SPC그룹의 계열사인 파리바게뜨에 근무하는 김 모과장은 최근 어머니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검찰 수사 중인 일부 저축은행 대주주들이 SPC(Special Purpose Company,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불법 대출을 받고, 친인척을 SPC 직원으로 위장 취업시켜 월급을 챙겼다는 뉴스를 듣고 걸려온 안부 전화였다.

물론 SPC그룹과 저축은행 불법 비리의 온상인 SPC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러나 김 과장을 비롯한 SPC그룹 직원들은 그룹명에서 비롯된 이 헤프닝이 달갑지 않다. SPC그룹 홍보실 직원들도 요즘 'SPC'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매일 인터넷에 수 십 건 이상 'SPC'가 키워드인 기사가 올라와 그룹 이미지에 흠집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홍보실 관계자는 "SPC그룹과 SPC 불법대출 사건은 전혀 별개지만 매일 언론에 그룹명인 SPC가 등장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SPC그룹이 SPC 때문에 곤욕을 치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도 일부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SPC로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문제는 앞으로도 SPC그룹의 수난은 반복될 수 있다는 점. 특수목적회사인 SPC는 저축은행은 물론 프로젝트 파이낸싱 같은 굵직한 사업에도 빼놓지 않고 등장하기 때문에 관련 비리가 터질 때마다 자주 거론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그룹 내부에서는 아예 그룹명을 바꾸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파리바게뜨나 샤니, 삼립식품 같은 브랜드명은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SPC라는 그룹명 교체는 큰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다.

SPC라는 그룹명이 의외로 간단한 의미인 것도 교체에 힘을 싣는다. SPC그룹의 S는 Shany(샤니)와 Samlip(삼립식품)의 이니셜이고, P는 Paris(파리), C는 Croissant(크라상)를 나타낸다. 일반인은 그 의미를 알기 어려운데다, 그룹 전체가 아닌 일부 계열사의 이니셜만 담고 있어 대표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사업에 주력할 방침이기 때문에 그룹의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브랜드 네이밍 전문가는 "2002년 포항제철이 포스코로 사명을 바꿀 때도 포항 향우회에서 성명을 낼 정도로 반대가 심했지만 결국 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며 "SPC그룹도 원치 않는 구설에 오르기보다 새로운 그룹명의 득실을 고민해볼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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