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스페인 등급 강등에도 1%대 급등

[뉴욕마감]스페인 등급 강등에도 1%대 급등

뉴욕=권성희 특파원, 홍혜영 기자
2012.05.30 05:42

뉴욕 증시는 29일(현지시간)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금값과 유가가 하락했음에도 1%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뉴욕 증시는 이날 스페인에 대한 우려로 유로화가 달러 대비 1.25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201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낸 가운데 장 중 한 때 상승폭이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막판 매수세가 유입되며 거의 일중 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를 지지한 것은 그리스에서 지난주말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 긴축 조치를 찬성하는 신민주당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것과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었다.

다우지수는 이날 125.86포인트, 1.01% 오른 1만2580.69로 마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뱅크가 4.06% 급등했고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가 3.01%,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가 2.87% 올랐다. 하지만 다우지수는 5월들어 단 한번도 상승세를 2거래일째 이어간 적이 없다.

S&P500 지수는 14.60포인트, 1.11% 오른 1332.42로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는 33.46포인트, 1.18% 상승한 2870.99를 나타냈다. S&P500 지수 주요 업종 가운데 소재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한 반면 기술업종은 다소 부진했다.

이날 상승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5월 월간 낙폭이 지난해 9월 이후 최대를 유지하고 있다.

◆에간-존스, 스페인 신용등급 강등

유럽 증시도 이날 올랐으나 상승폭은 제한됐다. 스톡스 유럽600 지수는 0.8% 오르며 지난 4거래일 중 3거래일 올랐다. 반면 스페인의 IBEX35지수는 신용등급 강등으로 2.3% 급락했다.

에간-존스란 신용평가사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지난 한달간 3번째로 강등하며 BB-에서 B로 낮춘 영향이었다. 에간-존스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낮춘 뒤에도 스페인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유지했다. 이 여파로 유로화는 달러 대비 1.25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에간-존스는 소형 신용평가사이긴 하지만 S&P, 무디스, 피치 등과 함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신용등급을 판매해 고객들에게 이용하도록 해도 좋다고 허락한 9개 신용평가사 중 하나다.

에간-존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주목되는 이유는 미국 9개 신용평가사 중 처음으로 지난해 7월16일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기 때문이다.

에간-존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S&P가 뒤이어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증시는 패닉에 빠져 들었다. 에간-존스는 지난 4월6일엔 미국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다시 강등했다.

비르투 파이낸셜의 트레이더인 매트 체슬락은 CNBC와 인터뷰에서 "스페인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놀랄만큼 강세를 보였지만 이에 대해 그리 긍정적인 느낌을 가질 수 없으며 강세에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긴축 지지 정당, 여론 조사에서 선전

이날 증시에 버팀목이 된 것은 일단 그리스에서 지난 주말 동안 이뤄진 여론 조사 결과 긴축을 찬성하는 신민주당이 긴축을 반대하는 급진 좌파연합(시리자)를 누르고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었다.

둘째 버팀목은 중국 정부가 둔화되고 있는 성장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인프라 투자에 대한 승인 속도를 빠르게 하면서 지난달 말 대형 중국 은행들의 대출이 늘어났다는 상하이 증권보의 보도였다.

신화통신이 중국 정부가 당분간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이 통신은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중국 정부의 의도는 매우 명확하다"면서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또다시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 9.6% 폭락..30달러 밑으로 추락

페이스북은 9.62% 폭락하며 28.84달러로 마감했다. 페이스북은 공모가 38달러로 상장했으나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며 이날 처음으로 3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이는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페이스북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18일 주식시장에 공모가 38달러로 상장한 뒤 주가가 20% 이상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790억달러로 줄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페이스북이 처음으로 옵션시장에 데뷔한 날이었다. 아울러 이날 오페라 소프트웨어는 페이스북이 선진 휴대폰 소프트웨어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이 회사와 인수 논의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에 20.07% 급등하며 7.30달러로 마감했다.

체사피크 에너지는 주주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이 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측에 최소한 이사 4명을 교체하라고 요구했다고 공개하면서 3.42% 올랐다.

JP모간은 헤지 매매손실에 따른 손실을 메워 이익 규모를 늘리기 위해 가치 있는 증권들을 약 250억달러 가량 매도하면서 0.39% 강세를 보였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갤럭시S 스마트폰을 출시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1.77% 강세를 보이며 572.27달러로 마감했다.

◆주택가격 바닥 신호..소비자 신뢰지수는 예상밖 급락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으나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S&P/케이스 실러의 3월 미국 주택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2.6% 하락하며 올 1분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저점을 경신했다. S&P/케이스 실러의 3월 미국 주택가격지수는 134.1로 시장 예상치 134.4를 밑돌았다. 다만 하락률은 지난 2월 3.5%보다 둔화됐다. 올 1분기 주택가격지수는 123.33으로 전분기의 125.67에서 낮아졌다.

미국의 소비심리가 생각보다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민간 경제연구소인 콘퍼런스 보드는 5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64.9로 전달의 68.7(수정치)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4개월래 최저치다. 이 지수는 지난 2월 71.6으로 1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5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69.9도 크게 밑도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유로존의 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했다.

인사이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우드 대표는 "(소비)심리가 상대적으로 가라앉아 있다"며 "고용과 주택시장이 여전히 취약한데다 정치적인 논쟁만 가열되고 있어 소비가 억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금 8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온스당 20.20달러, 1.3% 하락한 1551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는 금값보다는 낙폭이 작았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배럴당 10센트, 0.1% 약보합세를 보이며 90.76달러로 체결됐고 영국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43센트, 0.4% 떨어진 106.69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각광 받으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731%로 떨어졌다. 달러는 유로화 대비 강세를 보였고 엔화에 비해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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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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