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대표성 문제삼아 '미용문신' 위원 추가선정 착수
후보군 상당수 무경험에 유령단체도…하위법 논의 발목

정부가 문신사법의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을 만들기 위해 꾸린 '문신사법 시행 준비 자문단'이 출범 전부터 삐그덕거린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자문단 위원 9명 가운데 문신사 단체장 2명을 배정했는데, 현직 국회의원이 제동을 걸자, 결국 '미용문신'(눈썹문신 등 반영구화장) 분야 문신사 위원을 1명 더 배정하기로 계획을 갑자기 수정하면서다.
그런데 본지 취재 결과, 미용문신 대표로 하마평에 오른 단체장 가운데 상당수는 문신시술 경험이 전무하거나, 단체 실체가 불분명한 유령단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미용문신연합회'(회장 신유정)와 기자회견을 열고 "문신사법의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서 정부가 자문단을 불공정하게 구성했다"며 "특정 단체를 중심으로 자문단이 꾸려져, 이들이 문신업계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직후 복지부는 미용문신을 대표할 위원 1명을 추가 배정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개호 의원이 기자회견을 연 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이기도 해 무시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한국미용문신연합회는 어떤 단체일까. 기자가 이 연합회 신유정 회장에게 단체 연혁과 회원 수를 물었더니 "회원 수가 몇 명인지 모르겠다. 파악해본 적도 없다"는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 연합회엔 미용문신 관련 27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복지부는 27개 단체 중 자문단에 들어올 1명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런데 기자가 해당 연합회 소속 27개 단체를 살펴봤더니 사단법인으로 조회되는 단체는 9곳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사업자등록증조차 없거나 단체가 만들어진 지 한달 남짓 된 '급조' 단체도 있었다. 심지어 사단법인이 아닌데도 사단법인을 사칭해 홍보하는 단체도 포함돼있었다. 이런 '유령단체' 여러 곳이 연합회에 소속돼있다는 점을 파악했는지 묻자 신 회장은 "우리 단체에 대해 더 이상 관심 갖지 말아달라"고 날을 세웠다.
신 회장에게 문신 시술 경력을 묻자 "본인은 문신 경력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복지부는 문신사 자문위원 2명을 선발하는 기준으로 단체 연혁과 회원 수, 단체장의 문신 시술 경력 등을 전반적으로 보며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 기준대로라면 '문신 시술 경력이 없는' 문신 관련 단체장은 자문단의 문신사 위원 자격에서 제외된다.

27개 단체 연합회의 수장을 비롯해 상당수 단체장은 문신 시술 경력이 없고, 단체 정체성도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전남) 광주 사는 지인이 신유정 회장의 남편인데, 내게 문신사법 진행상황이 서화문신(타투) 중심으로만 구성됐다"며 "부인이 미용문신 무슨 회장인데, 미용문신사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고 기회를 달라고 해서 기자회견을 마련해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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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합회 소속의 한 단체장은 "신유정 회장이 본인이 자문단에 들어간다고, 기자회견 열기 전부터 이개호 의원실을 통해 이미 내정됐다고 단체장들에게 말했다고 들었다"며 내정설 의혹을 제보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신 회장은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개호 의원실 관계자는 "자문단에 들어갈 사람을 전혀 특정하지 않았다"며, 신씨에게도 그렇게 말하고 다니지 말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당초 이달 3~4주차에 이 자문단을 출범하고 문신사법 하위법령에 담길 내용을 도출할 구상이었다. 하지만 문신사 추가 위원이 선정되지 않아 출범 일정은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엔 두피문신 단체들이 나설 태세다. '국회의원을 섭외해서 기자회견만 열면 두피문신사도 자문단에 들어갈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