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中 새로운 기회가 온다①-1]빗장 풀리는 자본시장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초고속 성장이 꺾인 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중국증시가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경제성장의 축이 제조에서 소비로 이동하면서 시장의 주체가 바뀌는 가운데 견고했던 자본시장의 빗장이 풀릴 예정이다.
당국이 해외자본 유치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계적인 금융시장 개방 로드맵을 내놓은 것이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후 중국의 부동산·주식·채권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중국으로선 도전이지만 한국 등에는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는 셈이다.
◇중국 성장의 축이 바뀐다=중국정부의 정책기조가 투자 및 수출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소비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바뀌면서 시장도 소비관련 업종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올해 말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소비부양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병서 소장(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교수)은 "중국 소비의 성장속도가 느리지만 가속도가 붙는 경우 규모를 고려할 때 파워가 상당할 것"이라며 "정책 시차를 감안하면 2013년부터는 중국 소비가 투자를 넘어 중국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소비의 GDP(국내총생산) 기여도가 51%로 투자 공헌율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중국 노동자의 실질임금 증가 등 소비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도 기회 요인이다. 1인당 GDP는 6000달러에 불과하고 지역 격차가 커 내수가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리다오쿠이 전 중국 금통위원은 "상하이는 유럽과 비슷하지만 구이저우성은 아프리카와 같다"며 "내수시장과 장기 성장잠재력이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정부의 7대 신성장산업 육성 프로젝트가 어떤 효과를 낼지도 주목된다. 중국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신에너지, 전기자동차, 신소재, 에너지절약, 환경보호, 차세대 IT(정보기술), 바이오, 첨단장비 제조 등을 육성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빗장 풀리는 자본시장=중국정부는 앞으로 10년간 금융시장을 점진적으로 개방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2월 말 금융시장 개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통제와 관리에서 외국인들의 투자가 제한돼 있는 중국증시도 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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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증시의 투자종목은 A주, B주 그리고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인 H주로 나눠져 있다. 이 가운데 주요 기업이 상장한 A주는 내국인에 한해 거래가 허용된다. 물론 1990년대 외국계 기관을 대상으로 일부 문을 열어 QFII(적격외국인투자자) 자격을 획득한 경우 거래할 수 있다.
이번 개방안에 따르면 1단계(1∼3년)로 중국 본토기업의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해외기업 M&A(인수·합병)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어 2단계(3∼5년)에서 △위안화 상업신용대출 확대 △무역결제와 대출에 위안화 전면 개방 △위안화 국제화 등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3단계(5∼10년)로 자본시장 선진시스템 후 완전 개방, 금리 시장화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자본시장 개방 일정을 발표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라며 "앞으로 수년이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중국은 실물거래와 연관된 경상계정은 개방하지만 자본(투자)계정은 공개하지 않았다"며 "자본계정이 오픈되는 등 개방을 시작하면 성장통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증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CLSA에 따르면 현재 4조달러 규모인 중국 본토주식 시가총액은 2015년 16조8000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매년 순이익이 18% 늘고 신규 IPO 물량이 증가하는 한편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4% 절상한다고 가정해서다.
중국의 경우 개인자산의 60%가 부동산 투자에 집중돼 있다. 이 비중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선 20%에 불과하다. 이는 거꾸로 증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중국정부는 투자유치는 물론 해외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A주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인 QFII를 늘리고 규모도 확대해 중국증시에 대한 투자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QFII 규모를 300억달러에서 8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 등이 QFII 자격을 획득했다.
조선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QFII 투자가 260억달러가량 집행돼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중국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를 장려하는 등 장기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자국 기관의 해외투자 자격인 QDII(적격국내기관투자가) 한도도 늘릴 방침이다. 이와 관련, 조 연구원은 "현재 60% 이상 차지한 홍콩 투자를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이어서 한국증시에 유입되는 중국 자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QDII 중 국내 투자 규모는 전체의 4.6%인 5억달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