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원봉사자 땀방울이 빛낸 여수엑스포

[기자수첩]자원봉사자 땀방울이 빛낸 여수엑스포

원종태 기자
2012.06.26 07:06

지난 17일 여수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순천시청 서용석 과장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는 토∼일요일 아침 7시23분이면 어김없이 순천역에서 여수엑스포역행 기차에 오른다. 오전 7시46분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동안 봉사 근무에 돌입한다.

공무원 경력 20년을 훌쩍 넘었지만 엑스포 현장에선 궂은 일을 마다 않는다. 안내나 통역 같은 업무가 아니라 조경부 소속이어서 점심시간 1시간을 빼면 꼬박 땡볕 아래서 일한다. 전시장내 야외광장이나 바닥분수, 잔디밭 등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쓰레기도 치운다. 요즘은 전시관 위치를 묻는 관람객들이 워낙 많아 주 업무 외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더 힘들다며 웃는다.

순천시청에는 그처럼 엑스포 현장으로 자원봉사 원정을 뛰는 공무원들이 60여명 더 있다. 이들 자원봉사자가 없다면 엑스포는 지금처럼 성대하고 화려하게 치러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없는 자원봉사자들의 이면은 생각보다 밝지 않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은 인기 전시관 한번 제대로 볼 기회가 없다. 봉사가 끝난 후 일반인과 똑같이 관람 기회가 주어지지만 워낙 대기 줄이 길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특히 일부 자원봉사자에게 돌아가는 댓가는 상상 밖이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은 아쿠아리움에서 입장 순서를 정리하는 자원봉사자는 관람객들에게 욕을 먹기까지 한다. 워낙 장시간 입장을 기다려 지친 관람객들이 자원봉사자에게 항의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무일푼의 순수한 노동에 대한 댓가 치고는 더없이 가혹한 처사다.

요즘 엑스포 자원봉사자들은 더위와의 싸움으로 더욱 힘들다. 매일 500ml 생수가 2병씩 지급되지만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 속에서는 일찌감치 동나기 일쑤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은 근무가 끝난 뒤 땀으로 젖은 몸을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간다.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자랑하는 엑스포 전시관의 이면에는 묵묵히 남을 위해 희생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아날로그식 땀방울이 있다. 내로라하는 전시관을 보고 느끼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땡볕 아래 묵묵히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땀의 의미도 한번쯤 되새겨 볼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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