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짜리 목동 아파트, 3년만에 낙찰가 '헉!'

12억짜리 목동 아파트, 3년만에 낙찰가 '헉!'

지영호 기자
2012.09.0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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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7200만원에 경매 낙찰… 불황여파 매물 증가, 단독응찰 많아져

↑최근 불황 여파로 경매시장엔 매물이 쌓이고 응찰자는 줄어드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경매법정에서 경매 입찰이 진행되는 모습. ⓒ민동훈기자
↑최근 불황 여파로 경매시장엔 매물이 쌓이고 응찰자는 줄어드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경매법정에서 경매 입찰이 진행되는 모습. ⓒ민동훈기자

#1.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1~8월 경매에 부쳐진 서울 소재 주거용 부동산은 1만354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804개에 비해 17.61% 증가한 수치다. 8월까지 서울 주거용 부동산이 1만개를 넘어간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물량이 터져 나온 이후 처음이다.

#2.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은 올해 1월부터 8월15일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응찰자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평균 4.7명으로 2001년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자 최고치를 기록한 2009년 8.5명의 절반 수준이다. 낙찰가율도 최저치다. 이 기간 평균 낙찰가율은 77.1%로 그간 최저치였던 2004년 79.9%보다 2.8%포인트 낮아졌다.

경매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응찰자는 줄어드는 현상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입찰자가 가장 원하는 시장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일례로 양천구 신정동 전용면적 129.3㎡의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2009년 7월27일 한번 유찰된 후 12명이 응찰해 감정가 12억원의 102.2%인 12억2580만원에 낙찰됐다. 그러나 올해 2월8일 같은 동 같은 면적의 아파트는 감정가 13억4000만원에서 한번 유찰돼 최저가가 10억7200만원까지 떨어진 후 단독 응찰자에 의해 최저가인 10억7200만원에 낙찰됐다. 3년 만에 가격은 1억5380만원 떨어지고 응찰자는 11명이 줄어든 것이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아파트 전용면적 136㎡는 2009년 8월3일 감정가 13억5000만원에서 두번 유찰된 후 21명이나 응찰해 감정가 대비 83.5%인 11억2678만원에 낙찰됐다. 그러나 올해 7월2일 같은 면적의 바로 옆동 아파트는 두번 유찰된 후 단독 응찰돼 감정가 대비 71.7%인 8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3년 전 21명이 몰렸지만 올해는 1명만이 입찰에 참여했다.

성북구 석관동 강나루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5㎡는 2010년 7월26일 감정가 5억3000만원에서 두번 유찰된 후 25명이나 응찰해 감정가 대비 76.8%인 4억727만원에 낙찰됐다. 반면 올해 4월17일 같은 면적의 이 아파트는 한번 유찰돼 최저가가 3억9200만원으로 내려간 후 단독 응찰로 3억9200만원에 낙찰됐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최근에는 경쟁이 낮아져 낙찰 받기가 한결 수월해졌을 뿐만 아니라 최저가에 조금 더 보탠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많아 경매의 메리트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주거용 부동산 물량 증가…대출 연체 탓

비단 아파트뿐만이 아니다. 다세대 연립 다가구 단독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의 매물이 크게 늘면서 경매시장의 저가 낙찰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2007년 1~8월 전국 연립·다세대의 경매물건 수는 2020개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 76.73% 늘어 모두 3570개의 매물이 나왔다. 2008년 3270개에서 2012년 5747개로 75.75%의 증가율을 기록한 아파트 및 주상복합 경매물건 증가율보다도 오히려 높았다.

전문가들은 아파트나 연립 빌라 등 경매에 부쳐지는 주거용 부동산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오랜 불황으로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일반가계를 중심으로 대출 연체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협상력을 바탕으로 어음을 발행하거나 대출상환기일을 연장하는 등 자금 유동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우월한 기업과 달리 주로 주거용 부동산을 소유하는 개인은 집 외에 별다른 자산이 없는 경우가 많아 대출 원리금 상환이 벅차다는 해석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기업과 달리 일반가계는 갑자기 소득이 줄거나 자금계획이 틀어지면 대출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주거용 부동산이 경매장에 많이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사정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매물이 많고 경쟁자가 적은 시장이 흔치 않다는 점에서 최근 경매시장의 흐름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 팀장은 "아직 안정적인 주거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한 이들에겐 지금이 최적의 기회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물량이 늘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낙찰가와 경쟁률이 여느 해보다 낮은 수준인데다 무턱대고 고가를 써내는 이른바 '묻지마 경매' 풍토가 사라지면서 예전보다 싸게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정 팀장은 "올해 주거용 부동산 경매 응찰자는 3~4년 전 대비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주거목적에 부합하는 입지 위주로 선정하되 현장을 직접 확인해보는 습관을 들이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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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2026년부터 산업2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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