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가루로 덮힌 민둥산, 녹색산으로 탈바꿈한다

석탄가루로 덮힌 민둥산, 녹색산으로 탈바꿈한다

정진우 기자
2012.09.23 13:17

[르포]한국광해관리공단의 광해(鑛害)방지 현장 가보니

↑ 강원도 태백시 통동에 위치한 한보탄광 내부. 오른쪽 사진이 폐광에서 나오는 물을 모아노는 곳이다.ⓒ한국광해관리공단
↑ 강원도 태백시 통동에 위치한 한보탄광 내부. 오른쪽 사진이 폐광에서 나오는 물을 모아노는 곳이다.ⓒ한국광해관리공단

컴컴한 동굴 속. 안을 밝히는 건 간헐적으로 설치된 전구뿐이었다. 입구에 폐광(폐쇄 광산)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었지만,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훨씬 을씨년스러웠다.

한때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한보탄광. 이곳은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지난 1985년 강원도 태백 통동 백병산을 뚫어 만들었다. 해발 1295m의 강원도 태백의 백병산 중턱(750m)에 있는 광산으로 25년 동안 운영되다 채산성이 떨어져 지난 2009년 문을 닫았다. 지금은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부터 위탁을 받은 경동광해관리가 관리를 하고 있다.

지난 21일 이곳을 찾았다.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의 광해(鑛害, 광산개발부터 폐광에 이를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방지 시스템을 보기 위해서다. 탄광 입구에서 50m쯤 걸어 들어가 인차(사람을 실어 나르는 작은 열차)를 타고 388m 지하로 내려가자 평지가 나왔다. 그곳엔 폐광에서 나오는 물을 모아놓는 곳이었다.

탄광에 스며든 물이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파이프 관을 연결, 한곳으로 모아놓고 있었다. 이 물은 다시 대형 관을 통해 위나 아래로 일정한 길을 따라 흘러갔다. 폐광에 있는 석탄이나 각종 이물질이 물에 섞여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작업이었다.

최진성 경동광해관리소장은 "비가 폐광에 스며들어 만들어진 거대한 물줄기엔 이물질들이 많아 그대로 유출될 경우 하천과 바다를 오염 시킨다"며 "우리가 이렇게 폐광에 모여든 물을 한데모아 정수처리 할 수 있도록 다른 시설로 보내준다"고 말했다.

↑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에 위치한 함백 전기정화시설. 광해관리공단은 이곳에서 하루 약 3500톤의 물을 정화해 하천으로 보내고 있다.ⓒ한국광해관리공단
↑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에 위치한 함백 전기정화시설. 광해관리공단은 이곳에서 하루 약 3500톤의 물을 정화해 하천으로 보내고 있다.ⓒ한국광해관리공단

한보탄광에서 자동차로 20분을 달리자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한국광해관리공단 함백 전기정화시설이 나왔다. 과거 대한석탄공사 함백광업소 자리다. 지금은 폐광으로, 폐수(폐광에서 나오는 물)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경동광해관리처럼 폐광에서 모아놓은 폐수를 관을 통해 이곳으로 보내면 전기분해 작업이 이뤄진다. 물(H20)을 전기분해 하면 수소와 산소로 나뉘어 지는데, 수소는 날아가고 산소는 물에 있는 광해성분(탄, 철 등)과 산화돼 물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물질이 아래로 쌓이고 남은 물은 여과기를 통해 다시 대형 수조에 모인다.

↑ 정화된 물이 하천으로 방류되고 있다. 폐광에서 나온 물이 전기분해 등 정제시설을 거치면 이처럼 1급수 물이 된다.ⓒ한국광해관리공단
↑ 정화된 물이 하천으로 방류되고 있다. 폐광에서 나온 물이 전기분해 등 정제시설을 거치면 이처럼 1급수 물이 된다.ⓒ한국광해관리공단

물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이물질은 탈수기 등 2~3차 기계 설비를 통해 걸러진다. 이렇게 나온 이물질들은 모아서 한곳에 버리고, 정제된 물은 하천에 방류된다. 이곳에서 처리하는 물의 량은 하루 평균 3500톤가량이다. 이 시설 바로 옆엔 함백자연정화시설이 있었다. 자연 공기와 접촉시키고, 석회석과 유기물층을 통과시켜 이물질의 침전을 유도하는 곳이다.

이웅주 한국광해협회 수질정화시설관리단 본부장은 "전기시설 2곳과 자연정화시설 40곳을 통해 폐광에서 나오는 물을 깨끗이 정제한 후 하천으로 보낸다"며 "전기분해 시설 등 폐광을 관리하는 우리 기술은 베트남과 몽골 등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해관리공단은 또 광산 개발과정에서 나오는 탄가루 등으로 민둥산이 된 곳을 대상으로 삼림 녹화작업을 하고 있었다. 8년 전만해도 민둥산이었던 강원도 정선군 고합읍 고한리의 산들은 이제 각종 나무들로 둘러싸인 녹지대로 변해있었다. 주변 탄광에서 나온 이물질로 나무와 식물들이 모두 죽어버린 민둥산이 친환경 녹색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공단은 이처럼 각종 광해방지 사업으로 1186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413명의 취업 유발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권혁인 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은 "광산개발로 훼손된 환경을 복구하고, 폐광으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삼탄 산림복구 현장. 왼쪽이 복구 전인 2004년 모습. 오른쪽이 복구 공사가 끝난 모습.ⓒ한국광해관리공단
↑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삼탄 산림복구 현장. 왼쪽이 복구 전인 2004년 모습. 오른쪽이 복구 공사가 끝난 모습.ⓒ한국광해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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