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증세를 주장하고 있지만 법인세는 인하하겠다고 공약해왔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9일 오마바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가 오히려 기업의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동안 최고 법인세율 35%를 28%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WSJ는 이같은 법인세 인하가 오히려 많은 기업이 쌓아둔 '이연법인세 자산'의 즉각적인 상각을 요구해 기업 이익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AIG, 포드차 등은 큰 손실을 낸 뒤 향후 법인세를 감소시킬 수 있는 세금공제 혜택을 확보하게 됐다.
문제는 법인세율이 인하되면 대차대조표에 자산으로 인정되는 세금공제 혜택의 규모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세율이 낮아지면 이연법인세 자산이 만기가 되기 전에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결과 기업들은 법인세이연자산의 가치를 상각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시티그룹은 3분기 어닝시즌 콘퍼런스콜 때 법인세율 인하로 법인세이연자산과 관련해 40억~50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해 이익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록히드마틴도 3분기 어닝시즌 때 법인세이연자산을 상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각은 기업의 자산을 모두 매각했을 때의 가치를 말하는 '유형 장부가치(Tangible Book Value)'를 낮출 수 있다. 이는 은행의 주가에도 추가로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은 투자자들이 향후 성장 전망과 보고된 자산가치에 대해 우려하면서 이미 유형 자산가치 대비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CLSA 증권의 은행 애널리스트인 마이크 마요는 "투자자들은 유형 자산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말했다. 그는 씨티그룹의 콘퍼런스콜 때 이연법인세자산의 상각이 가능한지 질문했다.
씨티그룹 외에는 법인세율 인하로 상각되는 자산의 가치가 얼마인지 공개한 기업이 없다. 세제 및 회계 전문가인 로버트 윌렌스는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놀라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자산을 막대하게 쌓고 있다. 씨티그룹이 533억달러로 가장 많고 포드차도 129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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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법인세율을 28%로 낮추고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25%로 더 인하해주면 이러한 이연법인세 자산도 낮아지게 된다.
씨티그룹은 이연법인세 자산이 200억~250억달러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인세율이 28%로 현재보다 5분의 1가량 낮아지면 이 이연법인세 자산도 5분의 1가량 줄어들게 된다.
AIG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8억달러의 이연법인세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법인세율이 인하되면 이는 26억달러 가량 감소할 수 있다.
포드차는 세율이 28%로 낮아진다고 가정했을 때 이연법인세 자산이 19억달러 감소하게 된다.
이연법인세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은 타격이 더 크다. 이연법인세 자산은 법인세율이 인하되는 즉시 상각되지만 법인세율 인하 효과는 과세 이익을 다시 내기까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트럭 제조업체인 내비스타 인터내셔널은 24억달러의 이연법인세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7월31일까지 9개월간 6억160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내비스타의 홍보 담당자는 세율이 인하되면 이연법인세 자산이 줄겠지만 그럼에도 법인세율 인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법인세 인하가 "궁극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세제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법인세율이 떨어져도 이연법인세 자산을 상각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의회에 로비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록히드 마틴의 홍보 담당자는 세율 변화가 "(기업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의도치 않은 부정적인 결과를 피할 수 있도록" 전환기 조치를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