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대선이 끝난 후 2일간 급락한데 대해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재정절벽이 현실화됐을 때 미국 경제가 받을 타격은 심각하다는 분석 자료도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8일(현지시간) 추가적인 의회 합의가 없을시 내년 1월1일부터 발효되는 기계적인 세금 인상과 예산 삭감으로 미국 경제가 재정절벽으로 떨어지게 되면 내년 전체적으로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정절벽을 피하지 못하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5%로 급락하고 지난 10월 7.9%였던 실업률은 내년 말 9.1%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CBO는 미국 경제가 재정절벽을 피하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1.7%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전직 이코노미스트였던 데이비드 스톡튼 피터슨 인스티튜트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이미 잃어버린 10년의 절반을 지났다"며 "우리가 재정절벽 밑으로 이런 식으로 떨어지게 된다면 최소한 잃어버린 10년과 추가적인 어려운 몇 년이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CBO는 예산 항목별로 예상되는 결과를 분석했다. 예를 들어 국내 예산과 국방비 예산을 깎지 않으면 성장률은 0.75%포인트 올라간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때 감세안을 연장하면 성장률은 1.5%포인트 높아진다.
신용평가사 S&P는 이날 "어떤 당도 아젠다를 밀어붙일 수 있을 만큼 다수를 차지하지 못해 비록 15%뿐이긴 하지만 정치적 벼랑 끝 전술이 미국 경제를 재정절벽 밑으로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재정절벽 확률이 15%에 불과하긴 하지만 상원-민주당, 하원-공화당의 분열된 의회 구도로 인해 타협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이다.
S&P는 그러나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는, 잠재적인 재정절벽의 효과를 전체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피할 수 있을 만한 시기에 정책 당국자들이 충분한 정치적 타협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대선 이후 양당 모두 협상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전날 공화당원들과 콘퍼런스콜에서 모래 위에 줄을 긋는 것 같은 편 가르기는 피하자고 강조했다. 베이너 의장은 또 전날 TV연설에서 세금 인상엔 반대하지만 "새로운 세수"를 받아들이는데 대해선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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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민주당은 "새로운 세수"를 수용하겠다는 것만 해도 새로운 타협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 말은 우리가 앞으로 한달반 안에 뭔가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든다"고 밝혔다.
문제는 재정절벽을 피하자고 어떤 재정적자 감축안도 마련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CBO는 재정절벽을 피해 세금을 올리지도, 예산을 삭감하지도 않으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73%였던 연방정부 부채가 2020년에는 86%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현재 오바마 정부는 연방정부 부채가 GDP 대비 75% 수준에서 안정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전만 해도 65% 미만이었다.
부채 축소 방안을 고민하면서 백악관은 고령자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와 사회보장연금 관련 예산을 줄일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메디케어와 사회보장연금 혜택 축소는 민주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도 협상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재정적자 감축안에 부자 증세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하긴 했지만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리드 원내대표와 공화당의 베이너 의장은 지난해 채무한도 증액 협상 때도 파트너였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은 올해 말까지 모든 예산 이슈를 타결 짓기엔 시간이 부족해 올해 안에 전체적인 합의안을 만들고 내년에 구체적인 세부안을 확정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진전을 이뤄내기를 기대하고 있다.